당춘當春

‘루’도반의 시

by 도반


끝내 보고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당신이 봄이라서

이미 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지지에 눌러 담은 글자를 마음에 새기듯 읽는다

언제 내가 봄이었던가 싶다 그 바람에

무슨 영문으로 눈물이 그렁한다

급히 닦아내고 보니 죄책감인가 싶다


동정했었다 감히


그이의 어느 모서리를 보고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결국 그 속을 들키고서야 알았다

빙긋 웃는 그이가 아니라 내가 딱하다는 것을


그이는 내가 스스로 부끄러울 적에도

언제나 빙긋 웃었다 괜찮다는 말 대신

동정하지 않는 웃음


실은 나도 보았다

그이에게서 봄을


그이도 나도 없는 때가 되어서야

봄은 오겠지만

우리는 이미 보았다

서로에게서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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