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몸

‘루’도반의 시

by 도반

달뜬 목소리로 내게 결혼을 확신하던 사람으로부터

요즘 우리 와이프가, 하는 말을 예고 없이 듣게 되는 것처럼

약속할 수 있는 내일은 누구에게도 없다

나의 내일을 나도 약속할 수 없듯이


Inhaleㅡ

Exhaleㅡ

숨을 마시고 뱉는 것부터가 고역인

아침 요가 수업에서

배워 봄직 한 것은, Savasana

죽은 사람의 몸으로 눕는 것

잠시간 죽어보는 것

내내 숨을 배우다 죽음을 배우는 이상한 시간 속에서

아침마다 살고 죽고

살고 죽고


무력한 오늘의 틈에서 문득

이것이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기대도 없고

돌발상황에 치이는 사고도 없다

고요하게 숨을 쉬며 죽어있고

죽어있은 채 숨을 쉬는

내일을 약속하지 않아도 되는 삶의 반복


연애 시작과 동시에 결혼까지

단 한 번도 연락 닿지 않던 사람과의

피할 수 없는 연락 속에서 듣게 된

요즘 우리 와이프가, 하는 말을 예고 없이 듣게 된 후


약속할 수 없는 내일을 사는 건 나뿐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실은 약속할 수 없었던 건 나뿐이었고

나의 내일과 나 스스로도 약속하지 않은 건 나뿐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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