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면

‘소’ 도반의 시

by 도반

해가 드는 부엌에 갔다


무광색 칠이 발린 나무 식탁은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보자기를 들추고 밥상임을 알았다

김이 나지 않는 밥, 시큼한 두부가 들어간 된장국

눅눅한 김, 울다 지친 김치, 늙어버린 어묵 볶음


호상이라 떠들던 익숙한 입술

벙어리처럼 다물은 입 대신 숨 쉬는 코

감은 두 눈은 고요한 외면


조용한 꿈을 꾼다

암만 떠들어도 아무도 혼내지 않는 꿈


다시 상을 차린다

온전한 오늘을 위한 밥 상

다시 비열해진 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