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랑데부

'소'도반의 시

by 도반

발가락 끝에 힘을 모아 선다

깨진 유리 사이로 보이는 세계는

먼지로 가득하다


뿌연 사이다병을 닦고 나눠 마셨다

녹색 유리병 사이다인지, 야광색 파도였는지

그도 아님 늦여름에 눈처럼 쏟아진

별들 때문일까?


우리는 말도 없이 취했고

내 등을 밟고 선 너는

조금 모자란 키를 까치발로 대신하고


보물을 찾아 미지의 풍광을 염탐하는

또 그 아래서 미지에 대한 상상으로 들뜬


발끝과 뒤꿈치 사이가 멀어지는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 영원으로 기억한다




'소'도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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