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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Yu Min Oct 16. 2024

나는 왜 이들에게 끌리는가

너를 대신한 나의 말

나는 왜 이들에게 끌리는가.

왜 그쪽으로만 보게 되는 것인가.

아무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터미널 앞 전봇대 아래서 동생을 임신한 엄마가 막차가 끊기기 전까지 생선을 팔던 모습이 장마당에 나가 국수를 파는 북의 한 여인 같고,

없는 살림에 고달픔을 잊기 위해 술에 취해 오던 아빠 가 어두운 뒷골목에서 강냉이 한 자루 빌고 오는 북의 한 아비의 뒷모습 같고,

생을 살아보지 못하고 하늘로 간 내 동생이 배고픔에 영양실조로 잠들다 가버린 북의 한 아이 같고,

북한이라는 나라가 따뜻한 물도 없던 내  어린 시절

검고 동그란 우물에서 퍼올린 찬물 같기만 해서다.

보고 싶어도 이제는 뵐 수 없는 그리운 얼굴이 사무치고 사무쳐 이들을 도무지 뒤돌아설 수 없었다.

인간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모든 마음을 담아

이들을 돕고 싶다.

나는 누군가의 영혼을 잠재적으로 느끼는 자이며,

피할 수 없는 감각으로 공감하며,

이젠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민유민은 백성, 시민, 사람, 유랑민 그 사이에 있는 자로, 닫힌 세계를 뚫고 나온 존재이자 생과 사의 경계 밖을 어슬렁거리는 자이다. 이제 ‘너’를 바라보고 ‘너’에 대해 글을 쓰는 존재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해나갈 일이 있다. 2006년 등단 이후 17년이 걸렸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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