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대신한 나의 말
음료가 담긴 컵에 동동 띄운 얼음으로 게임을 하던 너. 보내야 하는 마음과 그럴 수 없다는 마음이 뒤엉키던 시간. ‘비움’이라는 카페에서 너와 나는 침묵으로 시간을 재고 있었지. 사람이 붐비는 맥도날드의 8시에. 바닥의 사각 타일을 보면서 문득 얼음과 어쩔 수 없는 듯 체념한 네 표정이 얼고 녹기를 반복했어. 열쇠를 잃어버려서 열쇠공을 부르고 열쇠고리에 함께 달려있던 USB도 잃어버리고 나마저 잃어버린 너, 악역을 자처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