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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인더스 FINDERS Oct 07. 2021

시선을 사로잡은 한 편의 영상

필름 스튜디오 갑웍스

혁오, 지코, 딘 등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감독이자 틈날 때마다 여행 영상을 제작하는 GABWORKS(갑웍스). 기묘한 여행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들의 지긋한 영상들은 어떻게 완성되었을까요? 파인더스의 편집장이 전하는 갑웍스와의 취재 비하인드 스토리.



우연한 만남 

GABWORKS(갑웍스)의 영상을 처음 만난 건, 3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사무실 한구석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하게 그들의 영상 <Compostela - The Field of Stars>을 접했다. 분량은 16분 26초. 여행 영상 치고,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지만, 스킵 버튼을 누를 새 없이 끝까지 시청했다. 길 위를 걷는 무수한 여행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이어졌다.


영상 <Compostela - The Field of Stars> 스틸컷


하늘을 부유하는 새,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고요한 물살이 흐르는 강변 등 목가적인 자연과 차분한 마을의 정경이 화면의 빈 틈을 채웠다. 현란한 촬영 스킬이나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는 이 지긋한 영상은 묘하게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중간중간 맥락 없이 이어지는 나래이션 자막은 눈에 쏙쏙 들어오며 길을 걷는 여행에 관한 환기를 강하게 일으켰다. 그리고 이 기묘한 영상을 완성한 GABWORKS가 궁금해졌다.


그의 필모그래피

혁오 <공드리> 뮤직비디오 스틸컷
지코 <오만과 편견> 뮤직비디오 스틸컷
딘 <what to do> 뮤직비디오 스틸컷


GABWORKS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아트워크, 뮤직비디오, 커머셜, 사진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눈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살펴봤다. 그들이 혁오의 <공드리>, 지코의 <오만과 편견>, 딘의 <What to do>를 비롯한 수많은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고, 대기업과 국제영화제 등 커머셜 영상도 다수 제작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더불어 터키, 세이셸, 베트남, 포르투 등을 담은 여행 영상 또한 아트워크 카테고리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GABWORKS에 관한 궁금증이 차츰 늘어났지만, 그들에 관해 알 수 있는 단서는 제한적이었다. 대외적으로 공개된 인터뷰라고는 2017년 인디포스트와 진행한 것이 전부였으니.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피드가 새로 나오기를 기다리며 틈틈이 힌트를 얻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 3년간 GABWORKS는 지속적으로 뮤직비디오 작업을 이어갔으며, 샤넬 등 럭셔리 브랜드의 커머셜 영상제작에도 참여했다. 또한 디뮤지엄의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코사이어티의 <City Escape> 전시에서 영상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틈틈이 이국적인 무드로 가득한 여행 영상과 사진이 그들의 피드를 채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국경이 가로막힌 지난해부터는 국내를 배경으로 한 영상과 사진 작업도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코멘트에 남긴 짧은 지명이 아니었다면 그동안의 작업처럼 해외 어딘가라고 착각을 일으킬 만큼 이국적인 장면들로 가득했다.


그를 팔로우한 시간


그렇게 GABWORKS를 팔로우한 시간들. <FINDERS> 매거진 1호의 주제가 ‘수상한 여행가’로 좁혀지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공교롭게도 GABWORKS였다. 그들의 여행 영상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보고 싶었고, 그들을 만나 작업 과정에 얽힌 뒷이야기도 듣고 싶었다. 그렇게 신록이 무르익은 초여름, 연희동의 햇살 좋은  카페에서 GABWORKS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행갑 감독과 만났다. 


GABWORKS는 이행갑과 최윤정 감독으로 이뤄진 필름 스튜디오다.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실험 영상,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을 이어가며, 대부분의 작업은 일상과 여행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GABWORKS는 관찰을 통해 스토리를 포착하고 시각화한다. 자연광으로 순간을 포착 할 수 있는 카메라와 조명을 선호하며, 스토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형식을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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