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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인더스 FINDERS Dec 22. 2021

편지-인생 작업

레터와 관련된 사이드 스토리(Side Story)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레터에 주목해야하는 이유, 편지 문화가 라이프스타일에 던지는 변화의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힌트를 전합니다.


설치미술가 조소희의 인생작업

매일 1~2장의 편지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직접 제작한 전용 테이블에 앉아 타자기에 실크, 면아사, 한지를 넣고 한 단어, 때론 두세 음절 단어를 반복해서 타이핑한다. 타자기로 꾹꾹 눌러 담은 1만 장의 편지 안에는 일상적인 것부터 관념적인 단어, 시대적인 문제가 담겼다. 설치미술가 조소희가 2003년부터 매일 써 내려온 편지다.


타이핑이 반복되고 글자가 중첩되면서 단어는 점차 이미지로 바뀐다. 작가는 의미가 침묵하는 텅빈 순간이 오는 것을 기다린다. “모든 존재가 필연적으로 사라지듯, 편지도 사라질 거예요.” 그가 편지 쓰기를 지속하는 이유는 어떤 것이 결정되지 않은 ‘중간 상태’ 그러니까 계속 진행되는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작가는 수취인 불명의 이 편지들을 전시 때마다 대중에게 공개하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반드시 전달될 거라 믿는다. 그 순간 또 다른 의미가 파생되리라 여기며 오늘도 ‘편지-인생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 Cho Sohee, Jeon Byungcheol



※ 본 콘텐츠는 'FINDERS 파인더스 Issue02. 레터 보내는 사람들'의 수록 콘텐츠 일부를 재편집하여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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