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로보는세상65]

상(床)

by 백승호

상(床)


서양은 식탁에서 밥을 먹고 우리는 에서 밥을 먹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식탁에서 밥을 먹지만 음식차림은 상차림과 같습니다.

우리 겨레의 상은 언제나 다양한 변신을 하고 유동적입니다.

상에 밥을 차리면 밥상이 되고, 다과를 차리면 다과상이 되며

차례를 지내면 차례상, 제사를 지면 제사상이 됩니다.

우리의 밥상에는 밥과 국, 반찬을 차립니다.


서양의 식사는 음식 그릇이 개인별로 주어져 자신의 몫을 먹으면 되지만

우리는 밥그릇과 국그릇은 개인별로 주고 반찬은 함께 먹습니다.

서양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우리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밥 앞에 평등합니다.

서양의 식사는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먹고

우리는 한꺼번에 차려놓고 골라 먹습니다.

우리 식사는 취향에 따라 선택이 자유롭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양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여 적절하게 먹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혼자만 먹거나, 많이 먹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밥상은 자율과 배려의 밥상이지만

지나친 음식은 생명의 희생과 자원낭비를 하기도 합니다.

시인 김선우의 말처럼 식물과 동물의 희생에 대한 두려움과 고마움

생각하며 음식을 먹어야 진정한 배려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가 한강의 말처럼 인간의 음식을 위해 희생되는 생명에 대한 고려

하면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밥상 위의 여러 반찬을 보며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으로

음식을 먹고, 이 음식을 소중하게 해 주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도 생각하면서 소박하고 절제하는

우리의 밥상 문화를 바라봅니다.

이제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음식을 먹는 사람이

한 그릇 밥의 소중함과 여러 생명을 생명으로 대하며

상에 오른 뭇 생명에 대한 고마움을 헤아려보았으면 합니다.


한가위 보름달이 온 세상을 비추듯

환한 모습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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