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로보는세상66]

by 백승호


우리는 늘 ‘의식주’라고 하여 옷을 맨 먼저 이야기합니다.

중요도로 보면 식과 주가 더 중요한데 ‘의’를 먼저 두는 것은

그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표현하는 것이 옷이기 때문입니다.


옷은 날개라 하기도 하여 명품을 입는 것을 좋아합니다.

옷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기도 합니다.

옷에 따라 이미지가 다르게 인식되고 신뢰도도 다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관직과 관계에 따라 벼슬아치의 공복을

네 가지 색으로 구분하여 제정한 복색 제도가 있었습니다.

신라 법흥왕 때는 붉은 자(紫)색, 검붉은 비(緋)색, 초록 녹(綠)색, 푸른 청(靑)색을,

고려 시대에는 붉은 자(紫), 밝게 붉은 단(丹)색, 검붉은 비(緋)색, 초록 녹(綠)색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오방색인 검은 흑(黑)색, 푸른 청(靑,綠)색, 붉은 적(赤색), 하얀 백(白)색, 누런 황(黃)색 등으로 옷을 지어 입었습니다.

과거에는 복색이 그 사람의 등급을 드러내는 시대였지만

오늘날에는 유행을 이끌어 가거나 개인의 개성과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옷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면 멋있고

단순하고 심심해도 아우라를 드러내면 멋있습니다.

또한 옷은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편리하면서도 아름답고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드러내면 좋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청바지와 검은색 터틀넥,

마크 저커버그 회색 티 등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정체성은 지속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옷을 계속 입다 보면 정체성이 생깁니다.

그리고 결정 피로를 없애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게 합니다.

사람은 하루에 200회 이상 자잘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옷 입는 것, 신발 신는 것 등을 결정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멋을 내는 것과 멋있는 것은 다릅니다.

최유리 님이 쓴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는 책에

타인과 소통을 하지 않는 요란한 옷은 ‘멋냈다’라는 말만 들을 뿐이고

볼수록 그 사람 다운 옷은 ‘멋있다’라고 했습니다.


사람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다르지만 저는 단(單)이 좋습니다.

절제된 아름다움이 단순함이고 소박함입니다.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것이 진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꾸미지 않았는데 가장 빛나는 아름다움,

에르메스, 프라다가 아니더라도 빛나는 아우라!

몸과 마음의 일치로 품어내는 빛나는 옷.

천사의 옷처럼 바느질한 자리가 없는 천의무봉(天衣無縫)

가볍고 화려하지 않고 단순한 옷.


꾸밈이 없는 소박(素朴)하지만

거칠고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세련되며

바탕과 무늬가 조화를 이룬 문질빈빈(文質彬彬)

품격이 우러나오는 아우라가 느껴지는 옷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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