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 감정을 헤아려 듣기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기도 하지만 감정에 의한 판단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소통을 잘하려면 타인의 감정을 잘 헤아려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이 어떠한지 살펴보면서 말을 나누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을 눈여겨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감정을 함께 나는 것이 공감(共感)입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 상태가 어떠한지 살피고 그 사람이 겪고 있는 마음이 무엇인지 짐작하고 들어야 공감할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도 그냥 보는 것은 ‘본다’고 하고 조금 신경 써서 자세히 보는 것은 ‘눈여겨본다’고 합니다. 눈여겨보면 더 잘 알게 되고 더 잘 알면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듣는 것이 있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있습니다. 잘 듣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고 정신을 차려서 들어야 제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냥 마음을 기울이지 않고 듣는 것은 겉 듣기입니다. 겉 듣기만 하는 사람을 겉똑똑이라고 하거나 헛똑똑이, 가똑똑이라고 합니다. 겉으로는 똑똑한 척하지만 실질적인 지식은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겉으로는 아는 것이 많아 보이나, 정작 알아야 하는 본질은 모르는 사람은 헛똑똑이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많이 합니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것도 제대로 듣지 않아 알맹이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 말에 귀 기울여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말의 사실을 헤아려 그 속에 들어 있는 진실과 알맹이를 잘 들어야 제대로 듣기가 되는 것입니다. 알맹이는 듣지 못하고 늘 겉만 듣기 때문에 내실이 없습니다.
슬기롭고 똑똑하게 판단하려면 말귀가 밝아야 합니다. 총명(聰明)하다고 할 때 총은 귀가 밝다는 뜻이고 밝을 명(明)은 해와 달의 밝은 기운이 합쳐진 말입니다. 말귀 밝다는 것은 잘 헤아려 듣고 밝게 판단한다는 말입니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나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말처럼 태양의 밝은 빛 아래서는 모든 것이 밝고 환하게 보이고, 보름달처럼 환한 곳에서 판단하면 바른 길을 가기 쉽습니다. 해가 없는 밤이나 달이 없는 밤은 어두워 앞을 보지 못하듯 귀를 열고 잘 들아야 바른 판단을 하며 슬기롭고 똑똑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슬기롭고 똑똑한 판단을 하려면 섬세하게 감정을 헤아려 들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듣기보다 말하는데 신경을 씁니다. 듣기를 적게 하고 말을 많이 할수록 총기를 잃어갑니다. 총기는 많이 슬기롭게 잘 들을 때 생깁니다.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내세워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조언을 하려고 하거나 위로를 하려고 들면 꼰대가 되기 십상입니다. 지위가 높을수록 아랫사람이나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더 잘 들어야 합니다.
잘 들어만 주어도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몇십 년의 시간이 축적된 소중한 경험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과 마주하는 좋은 인연의 기회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말을 배우는 데는 3년이 걸렸지만 경청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렸다.”라고 했습니다. 60이 되어야 귀가 순해집니다. 60세를 이순(耳順)이라고 하는 것도 옛사람의 지혜인 듯합니다. 60세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도 귀를 열고 순하게 들어야 합니다. 귀가 순해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말을 너그럽게 듣고 지혜로운 생각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나이를 먹고 경험과 경륜이 쌓여도 계속 잘 들어야 낡지 않습니다. 늙어도 낡지 않는 비결은 슬기롭게 잘 듣는 것입니다. 슬기롭게 잘 듣기 위해서는 사실을 확인하여 알아서 듣고 참과 거짓을 잘 가려내여 속지 말고 미래를 예측하여 잘 내다보며 들어야 합니다.
서로 대화를 할 때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고 기억을 해 두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고스란히 잘 저장해 두려면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말을 다 듣고 나서 중요한 부분을 확인할 때 고스란히 되살려 상대방이 한 말을 확인하고 질문하면 됩니다. 제대로 잘 듣지 못하면 엉뚱한 말을 하거나 하지 않은 말을 하여 서로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들은 것을 꼭 잘 기억했다가 자기 들은 것이 맞는지 상대방에게 확인하면 잘못 들은 것은 바로 잡을 수 있고 상대방이 말한 본질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말을 잘 들어주기만 해도 해결책의 절반은 제시한 것입니다. 좋은 관계는 슬기롭게 듣는 기술에 달려 있습니다.
요즘은 1인 미디어가 발달하여 좋은 정보를 공론의 장을 만들어 민주주의의 올바른 여론을 형성합니다. 하지만 가짜 뉴스나 거짓 정보로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보이스 피싱의 수법이 날로 교묘해져 제대로 듣지 않으면 속아서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는 더더욱 많아졌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의 병폐입니다. 기존의 언론은 그래도 허위보도를 하지 않으려는 자정 과정이 있지만 1인 미디어는 구독자 수를 늘려 돈벌이가 목적이기 때문에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거르는 과정 없이 보냅니다. 이러한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거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오래 걸려 진위를 따질 수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비판적으로 따져보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믿고 따르면 사이비 지식인이나 사이비 종교, 음모론에 빠져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눈여겨보고 귀담아 들어 허위정보 가짜 뉴스 음모론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사기꾼들은 정말 친절하고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합니다. 사기꾼들은 전문용어를 사용하여 나의 무지를 속이거나 은근하게 자존심을 자극하여 속이려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부끄러울까 봐 상대방의 말을 아는 척하면서 듣습니다. 그런데 사기꾼은 이것을 악용합니다. 전문용어나 모르는 단어를 쓰면서 상대방에게 전문가인 것처럼 포장해서 말하기 때문에 사기꾼의 말에 휘말리면 안 됩니다.
사기꾼은 나의 욕망을 자극하는 말을 하면서 부추깁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빨리 매출을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욕망을 자극하는 말에 더욱더 잘 속습니다. 사기꾼은 인간의 욕망을 심리적으로 너무나 잘 악용합니다. 급한 마음과 욕망을 자극하는 말을 하므로 혹하여 속아 넘어가기 쉽습니다. 나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사람은 항상 조심해서 들어야 합니다. “상위 노출 1위로 매출이 몇 배 올라갑니다.”라는 말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속이는 사기꾼도 나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어찌 사람을 못 믿느냐고 할 수 있지만 오래 본 사람에게도 속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SNS나 전화만 하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면서 따져 보지도 않고 불쑥 믿고 모든 것을 맡기다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신뢰라는 것은 함께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번의 믿음이 쌓였을 때 생기는 것입니다. 슬기롭게 듣고 잘 헤아려서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