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요약하고 질문하며 듣기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듣는 방법은 상대방이 한 말을 간추리며 요약해서 듣는 것입니다. 공부는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요약은 여러 복잡한 말을 일반화하거나 체계화하여 정리를 하며 듣습니다. 요약정리하여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이 잘 들었는지 확인해야 오해가 없습니다. 간단하게 질문을 하며 이야기를 더 깊이 있게 끌어냅니다. 상대방이 한 말을 잘 정리해 주면 말하는 사람도 좋아합니다. 자신의 말을 잘 간추려서 사실 확인과 정서 등을 표현해주면 상대방이 더 열심히 말을 할 것입니다. 요약은 하면 핵심과 본질이 무엇인지 서로 교감하면서 소통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더 깊이 알고 싶거나 의문이 있는 것은 반드시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상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이해가 되지도 않았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 듯 넘어가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피해를 봅니다. 이해가 가지 않거나 더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정중하게 물어보면 됩니다. 질문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답을 할 기회를 주어 그 사람을 높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질문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배우는 사람은 질문을 잘해야 합니다.
학문(學問)은 배우고 물을 때 완성됩니다. 검색하거나 찾아보면 알 수 있는 질문은 하지 말고 답을 정해놓거나 자신이 아는 것을 상대방 테스트하듯 질문하는 것은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궁금하고 호기심으로 가득 차서 끊임없이 배우고 물어 진리를 깨달아 가는 과정에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질문을 할 때는 언제나 열린 질문을 해야 합니다. “예” “아니오”로 답하게 하는 닫힌 질문을 하면 수동적이고 저항적인 사람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열린 질문을 하면 자유로운 생각을 능동적으로 하기 때문에 질문하는 사람과 질문을 받은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기분이 좋아요?” 나 “정말 기분이 좋았겠군요”라는 닫힌 질문보다 “그때 어떤 기분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하는 것이 열린 질문입니다.
질문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왜?”인데 “왜?”는 따지는듯한 말이라 상대방이 불쾌할 수 있습니다. 질문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여 더 필요한 말을 듣는 것인데 상대방 기분을 좋지 않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은 꾸미는 수사보다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정중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솔직하게 말을 합니다. 이러저러한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면 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라고 하지 말고 “그런 좋은 생각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하거나 “그러한 생각의 근거나 이유가 궁금합니다.”라고 하면 기분 상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좋은 질문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영혼을 일깨워줍니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육하원칙을 떠올리며 상황에 맞게 하면 됩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라는 것은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고 할 때 하는 질문입니다.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왜’입니다. ‘왜’라는 질문은 방향을 설정하는 질문입니다. 삶의 방향, 일의 방향이 먼저 잡혀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방향 없는 삶은 공허하고 목적 없는 삶은 무의미합니다. “왜 글을 쓰는가? 왜 잘 알아야 하는가? 왜 선택을 잘해야 하는가? 왜 잘 살아야 하는가?” 왜는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아이히만은 ‘왜’라고 묻지 않고 히틀러를 도와 수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아이히만의 죄는 부당한 명령에 복종만 하고 생각하지 않은 죄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악(惡)의 평범성"이라 했습니다. 악(惡)은 특별하지도 않고 생각하지 않으며 우상에 대한 맹목적 믿음으로 이성을 마비시킵니다. 유대인 학살을 인류 최악의 범죄라고 외치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을 폭격하여 무자비하게 학살했던 장면을 보며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브라보를 외쳤다고 합니다. 부왜역적(附倭逆賊)이 겨레를 배신한 것도 똑똑한 사람의 멍청한 짓도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삶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리는 것도 ‘왜’라는 질문을 치열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암살에서 염석진(이정재)의 말 “몰랐으니까 해방될지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영화 올드보이처럼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답이 나올 수가 없다.”라고 하며 “왜 15년 동안 가두었냐가 아니라 왜 풀어줬냐”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왜?"라고 물으면 생각하는 힘이 생기고 조금 더 잘 알고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왜?라는 질문이 바른 답을 결정합니다.
함석헌 선생의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에서
“생각이야말로 힘이다. 생각이 멈추면 우리의 문명도, 진보도 함께 멈춥니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말의 의미도 여기에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왜를 묻고 나면 구체적인 방법을 알기 우해 ‘무엇을’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면 됩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엄마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배우며 자랍니다. 아기는 자신이 배고프거나 기저귀 갈 때가 되면 울음으로 엄마를 부르며 해결해 달라고 합니다. 아기가 울면 엄마는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서 불편한 것을 해결해 줍니다. 이러는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는 유대관계가 이루어지고 상호작용으로 인한 공감능력이 생기고 감정과 인지기능의 바탕이 된다고 합니다. 엄마가 아기의 울음을 듣고 반응하듯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상호작용하는 본성이 있습니다.
들을 때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하며 공감해야 상호작용할 수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잘 듣고 마음을 얻는 것이 듣기의 목표입니다. 나의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고 귀와 마음에 담아야 합니다. 온 신경을 기울여 집중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들어야 제대로 들립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들어야 제대로 들은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들으면 상대방의 마음이 내 마음에 와닿습니다. 마음의 문을 닫으면 마음이 흐르지 않습니다. 물도 흘러야 생명이 살고 생명을 살리듯, 마음도 서로 흘러야 통하고, 마음이 통해야 말이 통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경청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태도입니다. 듣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말하는 사람과 소통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잘 듣는 태도는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말을 할 때 언어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비언어적 요소도 중요합니다. 말의 참 뜻은 비언어적 요소와 함께 들어야 알 수 있습니다.
말을 들을 때 말하는 사람의 비언어적 요소인 눈빛, 입술, 손짓 등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이 무엇인지 살펴서 들어야 합니다. 집중을 해서 들어야 서로 공감할 수 있고 마음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눈을 마주치면서 끄덕이고 집중해서 들으면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들을 때 팔짱을 끼거나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휴대폰을 보면 말하는 사람이 기운이 빠집니다. 말하는 사람의 기를 살려서 말하게 해야 더 유용한 정보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학생이 상담하러 왔는데 컴퓨터 보면서 자기 할 일을 계속하면 학생이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의사도 기록만 보면서 환자와 눈도 맞추지 않으면 환자는 의사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들을 때 작은 태도가 신뢰를 좌우합니다.
들을 때는 반응을 해야 합니다. 반응은 공감의 중요한 과정입니다. 반응이 없으면 공감하기도 어렵습니다. 강의나 강연을 들을 때는 눈빛을 마주치면서 끄덕이고 박수보내고 맞장구치면서 말하는이가 신이 나도록 해야 합니다. 아무 표정 없이 듣고 있으면 말하는 이는 시무룩 해지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이 한 말 중에서 중요한 핵심 단어를 반복해 줍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잘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나게 말을 이어갈 것입니다.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핵심어를 따라하며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서 이어갑니다. 그리고 추임새를 넣으면서 들어야 합니다. 판소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수입니다. 고수는 “얼쑤 잘한다.” “조옿다” 하면서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창자의 말을 이끌어 내며 장단을 맞추어 줍니다. 듣는 이의 역할은 고수의 역할과 같습니다. 들을 때 좋은 추임새는 감탄과 질문입니다. “우와! 멋지다” “맞나” “아!” “으음 그렇구나!” “그렇구나!” “좋겠다” “그래서?” “그다음은 뭔데?” 등입니다. 듣고 반응하고 공감하여 서로 상호작용하면 행복한 관계를 이루고 서로 마음을 얻는 편안한 관계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