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 어른다운 감정조절이란?
사람들과 말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실수를 하는 것이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고,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완벽하고 완전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늘 감정 표현에 서툴고 어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른은 완벽하게 갖추어진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묵묵히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우리 삶의 완성이 있을까요? 늘 미생이고 학생입니다. 배우는 삶이 인생이고 그 과정을 조금 더 슬기롭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어른입니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경험을 쌓기도 하고 작은 성공과 성취로 자신감을 얻기도 하는 과정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물리적 나이를 먹고 살아가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합니다. 이 경험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바꾸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가치 있는 경험이 선한 영향력을 미쳐 다른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간다면 보람 있는 삶입니다.
경험을 일차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눈, 귀, 코, 혀, 살갗입니다. 다섯 가지 감각으로 느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잘 조절하는 것이 감정조절입니다. 감정은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있습니다. 긍정적 감정은 기쁨, 즐거움, 사랑, 고마움 등 평온하고 행복한 감정입니다. 부정적 감정은 슬픔, 화남, 미움, 두려움 등 불안한 감정입니다.
이러한 감정은 표정이나 시선, 말투, 어조, 몸짓 등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표현을 합니다. 감정표현은 무의식적으로 하기 때문에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는 자기 수양으로 감정을 잘 조절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른답다는 것입니다. 중용에서 말하는 중화라는 말도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여 딱 맞는다는 말입니다. 딱 맞는다는 것은 부정적 감정을 억압하거나 긍정적 감정을 마구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감정을 이성이라는 생각을 통해 적절하게 표현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공자의 제자 안회가 화를 옮기지 않는 것을 공자가 칭찬한 것도 감정을 잘 조절하여 어른 다운 말과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슬퍼하지만 비통해하지 않는다는 애이불비(哀而不悲)도 감정조절의 예입니다. 우리가 쉽게 흥분하여 과다 각성 상태가 되거나 너무 가라앉아 감정 저하 상태가 되면 눈앞의 상황을 사실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감정을 지나치게 표현하거나 우울해하면서 무기력하게 지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감정조절을 잘하기 위해서는 불안한 마음을 없애야 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큰 호흡을 하고 30초 동안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하면서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감정조절 메커니즘을 잘 설명한 책이 있습니다. 권혜경이 쓴 『감정조절』이란 책입니다. 그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뇌는 뇌간, 번연계, 대내 피질 세 부분으로 되어있습니다. 뇌간은 숨쉬기, 삼키기, 심장 뛰기, 체온, 균형 등 생존과 관련된 기능을 합니다. 번연계는 기억, 애착, 감정 등을 관장합니다. 변연계는 해마와 편도체로 되어 있습니다. 해마는 기억과 경험을 처리합니다. 편도체는 시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 중 위험을 알아차리는 기능을 합니다. 편도체는 해마처럼 기억을 하기는 하는데 해마가 맥락과 상황을 헤아려 기억하지만 편도체는 맥락과 상황보다 위험과 부정적 상황을 더 크게 기억하는 것이 그 차이라고 합니다. 우리 뇌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편도체 이상 작용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더 크게 느껴 몸과 마음이 이상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전전두엽은 자율신경계를 통해 우리 몸을 조절하여 편안한 상태로 돌아오게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고 감정을 조절하고 감정이입과 연민을 하게 합니다. 이러한 느낌을 헤아리고 판단하여 행동을 조절하여 나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보다 더 옳은 일을 하게 하고 동아리와 겨레를 위해 좋은 일을 하게 합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내분비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교감신경은 액셀 역할을 합니다. 심장과 맥박을 빠르게 하기도 하고, 호흡을 가쁘게 내쉬게도 합니다. 부교감 신경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데 심장을 느리게 하고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기도 합니다. 내분비계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피질로 되어 있습니다. 시상하부와 부신피질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내보냅니다. 스트레드 호르몬의 대표적인 것은 아드레날린과 코티졸이 있습니다. 아들레날린과 코티졸은 단기적으로 우리 몸을 보호하고 견디게 합니다. 하지만 계속 두 호르몬이 나오면 우리 몸과 마음은 이상이 생깁니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게 하고 해마를 공격해 경험과 기억 처리를 제대로 못하게 합니다. 또한 면역력을 떨어지게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기게도 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견디게 하기 위해 내분비계에서는 엔도르핀을 만들어 우리 몸을 견디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 몸은 좋지 않은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 방어기제가 생깁니다. 방어기제가 생기면 이성을 담당하는 대내피질이 작동하지 못하고 번연계 편도체가 작동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싸웁니다. 싸워서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면 계속 싸우지만 도망가기도 합니다. 자신을 자책하거나 자기를 부정하고 문제를 피합니다. 더 심한 경우는 얼어붙어 꼼짝도 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렇게 얼어붙어 있는 경우에 또 다른 생존 전략을 찾는데 미주신경을 작동시켜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 전전두엽으로 판단하게 하여 위험이라 위협을 극복합니다. 이것을 사회관계 체계라고 합니다.
감정 조절은 사이의 거리를 잘 조절하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어진 마음과 인간(人間)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합니다. 어진 마음이란 나와 상대방을 아끼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나의 것을 아끼듯 상대방을 아껴주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것이 어진 마음입니다. 이러한 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이 모여 인간관계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인간’은 사람 사이라는 말입니다. 사이는 서로 아껴주고 존중해 줄 때 좋아지고 무시하고 함부로 하면 사이가 멀어집니다. 사이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때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마치 나무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자라듯 인간의 사이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갑니다. 그리고 서로 믿어주고 믿어야 우리 마음은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고 평온합니다. 잘할 것이라는 믿음,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관계라야 사람 사이는 더 신뢰할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마음의 거리를 잘 조절하는 것입니다. 거리를 잘 유지하면서 어른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잘 헤아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려 주고 공감하며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슬퍼하거나 눈물 흘릴 때 감정의 이유를 묻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감정은 더더욱 잘 헤아려야 합니다. 어린이들은 부모나 어른들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감정 처리하는 방법이 형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고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며 자란 어린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며 표현도 잘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거나 자신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 반응을 얻지 못한 어린이는 자라서도 감정 표현에 서툴고 자기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면 어린이 자신도 갑갑하고 지켜보는 사람도 답답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어른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어른은 어린이의 감정을 잘 헤아려 주고 감정의 상태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합니다. 어린이들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면 어린이의 감정조절 기회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가 자율적으로 자기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감정 조절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 주고 적절한 감정 조절을 하는 것이 어른답게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