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말의 윤리 -2) 옳은 말과 그른 말
현대사회는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현대인들은 물질적 풍요와 삶의 여유를 누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발전과 사회변화에 맞추어 도덕과 윤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윤리적 공백이 있기도 합니다. 그로 인하여 다양한 윤리적 문제나 쟁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첫째, 생명 윤리 영역에서는 인공 임신 중절, 자살, 안락사, 뇌사, 생명 복제, 동물 실험과 동물의 권리 등 삶과 죽음 및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둘째, 사회 윤리 영역에서는 사회 양극화와 복지문제, 공정성과 차별 해소 문제 등이 있습니다. 셋째, 과학 윤리 영역에서는 과학 기술의 사회적 책임 문제, 정보 기술과 매체의 발달에 따른 문제,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넷째, 문화 윤리 영역에서는 예술의 자율성 및 대중문화 문제, 의식주 및 소비와 관련된 문제, 다문화 관련 문제, 종교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평화 윤리 영역에서는 남북통일 문제, 국제 사회의 분쟁과 국제관계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옳고 그른 말을 잘 생각하여 적절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복잡한 사회 속에서 생각은 다양하고 입장도 제각각이지만 보편타당한 생각을 해서 표현해야 옳은 말이 됩니다. 옳은 말은 이치에 맞고 마땅한 말이지만, 그른 말은 이치에 맞지 않고 마땅하지 않은 말입니다. 이치라는 것은 어떤 일이 도리에 맞고 정당한 것을 말합니다. 또한 사물의 정당한 조리에 맞도록 하는 것이 이치입니다. 사물의 이치를 궁리하여 바르고 정당하게 말하는 것이 옳은 말입니다. 옳은 말은 사람과 세상을 드높여 주는 말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말을 하여 그 사람이 더 바르고 좋은 사람이 된다면 그것은 옳은 말입니다. 상대방을 아껴 진심으로 그 사람이 더 훌륭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말이 옳은 말입니다. 반대로 이치에 맞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으며 사람이나 세상을 좋지 않게 하는 것이 그른 말입니다.
사람과 관계에 관한 것이나 세상의 여러 얽힌 일을 풀어서 슬기롭게 잘 해결하는 말이 옳은 말입니다. 옳은 말을 하려면 먼저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그다음에 여러 상황이나 맥락을 생각하여 그 상황과 맥락에 가장 적합한 말이 옳은 말입니다. 어떤 일이든 먼저 해야 할 일이 있고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또 소중한 일이 있고 가벼운 일이 있습니다. 옳은 말은 먼저 할 일과 무거운 일이 무엇인지 조리 있게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은 민주주의라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합의를 해서 의사를 결정합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옳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이 두루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여기는 보편성은 있지만, 그것이 정의에 맞고 마땅한 타당성은 없다고 할 때가 있습니다. 타당성이라는 것이 옳은 것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의 생각이 옳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니 이때 누군가가 슬기와 용기를 내어 보편타당한 옳은 말을 할 때 사회는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1979년 전두환은 자신을 추종하는 군부 사조직 ‘하나회’를 지키기 위해 육군 참모총장 정승화를 제압하고 12.12 군부 쿠데타를 감행합니다. 그리고 80년 5.18 광주 학살을 합니다. 그리고 조선일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군부독재를 하여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법치주의를 파괴합니다. 그다음에 천문학적 비자금을 조성하여 사리사욕을 채웁니다. 그리고 40년 뒤 윤석열은 검찰 조직의 무소불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검찰 쿠데타를 감행합니다. 검찰개혁을 하려던 조국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언론과 영합하여 궁지로 몰았습니다. 급기야 윤석열은 보수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습니다. 전두환의 불법적 쿠데타는 옳지 않은 것이 겉으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악은 그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법적 절차를 거쳐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사람들은 속기 쉽습니다.
나폴레옹은 1802년 국민 투표를 통하여 종신 집정관이 되었으며, 1804년에는 국민 투표를 통화여 황제에 즉위했습니다. 모든 국민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어 합법적 절차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의 제1조 “독일은 공화국이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였습니다. 이러한 토대로 합법적 선거로 히틀러가 총리에 올랐지만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홀로코스트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반인륜적 행위를 했습니다. 그 후 독일은 철저히 반성을 하고 독일 기본법을 만듭니다. 독일 기본법 제1조 제1항은 “인간의 존엄성은 훼손할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권력의 책무이다.”라고 명시합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 국민 투표로 독재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형식적 다수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오늘날에 여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무력에 의한 군부 쿠데타에 의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사법권력과 그것을 두둔하는 언론, 권력욕에만 관심을 가진 정치인과 정당에 의해 서서히 무너집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깨어있는 시민과 공정한 언론 그리고 분별력 있는 정치인과 정당인입니다. 시민들이 정치인을 잘 뽑아야 합니다. 국가경영 원칙과 통찰력, 역사 인식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식과 성과를 보고 뽑아야 합니다. 역사인식도 없고 자기반성 능력도 없으며 조직을 사유화하고 권력욕만 가득한 사람을 뽑으면 나라의 경제가 파탄이 나고 민주주의는 무너질 것입니다.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등 세 사람의 무능과 탐욕, 국정문란 등으로 국민이 입었던 피해가 얼마나 많습니까? 미래의 젊은 세대를 위해, 국가의 미래를 위해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끝으로 옳은 말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말하려 합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표현을 잘해야 합니다. 내용이 옳다고 하여 사람들이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이성적이기도 하지만 감정적이기도 합니다. 옳고 그름보다 좋고 싫음이 먼저 일 때가 많습니다. 옳은 말도 좋게 잘 말해야 뜻을 제대로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한때 진보세력을 비판할 때 ‘무능한 진보’와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말을 했습니다. 보수가 유능하거나 ‘싸가지’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진보적인 사람들에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어 기대치가 높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진보세력이 감당해야 할 무게입니다. 진보세력이 유능하고 ‘싸가지’를 갖춘 예의 있는 말을 해야 더 많은 공감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감정과 감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옳은 말을 해야 합니다. 미셸 오바마가 말한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라는 말을 생각하며 말해야 합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고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모멸감을 주지 말아야합니다. 옳은 말이라도 품위가 담겨 있을 때 빛납니다.
그른 말을 싸가지 없이 말하는 것이 최악이고 싸가지 없는 말을 예의 없이 하는 것이 차악입니다.
옳은 말을 예의 없이 하는 말이 차선이고 옳은 말을 예의 있게 말하는 것이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