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1】 205/498 공과 사를 잘 구분하고 검소했던 우임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위대하도다! 요의 임금다움이여! 높고 높은 것은 오직 하늘인데 요임금께서 하늘을 본받으셨도다. 넓고 넓도다! 공덕이 커서 백성들이 능히 이름을 붙이지 못하는구나. 높고 위대하도다! 그 공을 이룸이여, 빛나도다! 위대한 문명과 문화여!.”라고 하셨다.
子曰 大哉라 堯之爲君也여 巍巍乎唯天爲大어늘 唯堯則之하니 蕩蕩乎
자왈 대재라 요지위군야여 외외호유천위대어늘 유요칙지하니 탕탕호
民無能名焉이로다 巍巍乎其有成功야며 煥乎其有文章이여
민무능명언이로다 외외호기유성공야며 환호기유문장이여
공자가 태평성대 요임금을 칭송하는 것은 그 시대에 백성들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요임금은 약관의 나이 20살에 임금이 되었다. 명나라 장거정이 요임금의 통치 비결은 ‘임현도치(任賢圖治)’와 ‘간고방목(諫鼓謗木)’이라 했다. 임현도치는 인재를 등용하여 잘 다스리는 것을 함께 도모한다는 것이다. 함께 도모 한다는 것은 국정운영을 여러 신하들과 협의하여 최선을 찾아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했다는 것이다. 간고방목은 간언하는 북과 비판하는 나무를 말하는데 바른말을 하는 신하나 비판을 하는 직책을 두어 잘못을 예방하고 바로잡는 기능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어 나라를 다스려야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야 한다. 생명과 재산을 외부의 적이나 내부의 적으로부터 잘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기본적인 임무이다. 그리고 행복과 자유를 추구할 수 있도록 헌법으로 보장한 것을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역대 대통령의 뒤끝이 모두 아름답지 못해 불행한 역사를 가졌다. 나라를 나라답게 한 대통령을 가지지 못한 것은 대통령의 역량과 정당, 그리고 언론과 국민 모두의 책임이다. 모두의 책임은 무책임이라 여기면 곤란하다.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이상 국민의 행복은 뒷전이다. 정권을 창출하려는 사심만 가득한 정치인이 국민을 제대로 위할 수가 없다.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우리나라에 드문 것이 불행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사랑받았던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같은 사람이 많아야 국민이 행복하다. 정치권력으로 이권을 독차지하고 국민의 세금을 축내는 정치인을 잘 가려 뽑는 국민의 안목도 중요하다.
순임금에게는 어진 신하 다섯 사람이 있어서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무왕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훌륭한 신하 열 사람이 있다.”라고 하거늘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인재를 얻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가? 당우시대(요순시대)에 가장 많았고, 무왕의 때에는 열 사람 중 부인이 있으니 (실제로 국정을 운영한 사람은) 아홉 사람이 있을 뿐이다. 문왕은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그 둘을 가지고도 은나라를 섬겼으니 주나라의 덕이야말로 지극한 덕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라고 하셨다.
舜有臣五人而天下治하니라 武王曰 予有亂臣十人로라 孔子曰才難不其
순유신오인이천하치하니라 무왕왈 여유란신십인로라 공자왈재난불기
然乎아 唐虞之際 於斯爲盛이나 有婦人焉이라 九人而已니라 三分天下
연호아 당우지제 어사위성이나 유부인언이라 구인이이니라 삼분천하에
有其二하사 以服事殷하니 周之德은 其可謂至德也已矣로다
에 유기이하사 이복사은하니 주지덕은 기가위지덕야이의로다
순임금 때는 우(禹), 직(稷), 설(契), 고요(皐陶), 백익(伯益) 다섯 사람의 신하가 있었다. 난신(亂臣)이라고 할 때 난(亂)은 다스린다는 뜻이고 난신은 국정을 잘 운영하는 신하라는 말이다. 『서경』「태서」에 주공 단, 소공 석, 태공 망, 필공 고 영공, 태전, 굉요, 산의 생, 남궁괄이고 한 사람은 무왕의 후비 읍강이라고 한다.
리더의 덕목은 인재를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해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재를 얻기란 쉽지 않다. 인재를 알아보는 리더도 드물고 인재를 알아보더라도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순임금이나 문왕 무왕도 인재를 잘 등용하여 능력을 발휘하게 하고 백성이 행복하도록 잘 다스린 사람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늘 바라는 것은 오늘도 아무 걱정 없고 내일도 불안하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다. 리더는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인재를 등용하여 국정운영을 하거나 회사 운영을 해야 구성원들이 행복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우임금은 흠잡을 곳이 없구나! 음식을 검소하게 드시고 조상에게 제사 지낼 때 정성을 다하고, 평소의 의복은 검소하게 입으시고 불(黻)이나 면(冕) 같은 제사 지낼 때 옷은 아름답게 입었다. 궁실은 검소하게 하되 백성을 위한 치수 사업에는 온 힘을 다하셨으니 우는 내가 비판하며 흠잡을 곳이 없다.”라고 하셨다.
子曰禹는 吾無間然矣로다 菲飮食而致孝乎鬼神하며 惡衣服而致美乎黻
자왈우는 오무간연의로다 비음식이치효호귀신하며 악의복이치미호불
冕하며 卑宮室而盡力乎溝洫하니 禹吾無間然矣로다
면하며 비궁실이진력호구혁하니 우오무간연의로다
태백의 시작과 끝은 나라를 잘 다스리는 지도자의 덕목을 말하고 있다. 유교의 수기치인은 자신을 잘 수양하여 인성을 기르고 세상을 경륜하여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혼자만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모두 더불어 잘 살아야 진정한 행복이다. 모름지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사리사욕을 버리고 공적인 일을 도모하여 모두가 잘 사는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허영과 사치를 하지 않고 국민의 삶을 좀 더 윤택하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롭게 써서 삶을 두텁게 한다는 이용후생(利用厚生)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멀쩡한 강을 파서 살아 있는 강을 죽이면서도 강을 살린다는 사람이 한 나라를 좌지우지했을 때 자연과 사람은 얼마나 많이 아팠는지 모른다. 잘 살게 해 준다는 정치인의 말을 전부 믿으면 낭패를 본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바르게 잘 살아온 사람을 뽑아야 국민이 행복하다. 어른 다운 정치인을 못 본 지 오래되었다.
좋은 책 : 김용옥 지음 『우린 너무 몰랐다』를 읽고 광복 전후 민족의 상황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강덕상 지음 『여운형 평전』강덕상 선생이 살아 있을 때 “조선의 분단이 전후 일본의 국책이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남북통일을 방해하는 세력은 외세와 국내에도 늘 있다. 국제질서와 조국의 미래를 통찰하는 역량이 있는 큰 정치인이 국정을 운영해야 조국의 장래가 밝다.
정세현, 황방열이 지은 『담대한 여정』을 읽으며 세상의 변화를 눈여겨보고 민족의 나아갈 길을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