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논어읽기 93]

【11-24】 276/498 얄미운 말재주

by 백승호

【11-22】 274/498 스승과 제자의 진심 어린 대화

공자께서 광땅에서 두려운 일을 당하셨을 때, 안연이 나중에 도착하자, 공자 말씀하시기를, “나는 네가 죽은 줄로 알았다.”라고 하시니 말하기를, “선생님께서 계시는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라고 하였다.

子畏於匡에 顔淵이 後러니 子曰 吾以女爲死矣로라 曰 子在커시늘 回

자외어광에 안연이 후러니 자왈 오이여위사의로라 왈 자재커시늘 회

何敢死리오

하감사리오


【해설】

공자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여 실천한 제자가 안연이다. 위험한 광 땅을 벗어나 제자 안연이 눈이 보이지 않자 걱정을 하여 이렇게 말했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챙겨주고 위하는 훈훈한 모습이다. 그리고 안연은 스승에게 꼭 듣고 싶은 말을 적절하게 한다. 다른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은 공감 능력과 배려가 뛰어난 사람이다. 안연은 스승이 얼마나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그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었기 때문에 공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적절한 표현을 한 것이다. 말을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고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먼저 하는 것이 배려를 잘하는 사람이다.



【11-23】 275/498 중유와 염구의 정치인으로서 자질

계자연이 묻기를, “중유와 염구는 대신이라고 이를 만합니까?”라고 하니 공자 말씀하시기를, “나는 자네가 별다른 질문을 하리라 생각하였더니 이에 유와 구의 일을 묻는구나. 이른바 대신은 도로써 임금을 섬기다가 옳지 않으면 그만두는 것이다. 이제 유와 구는 자리만 채우는 신하라 말할 수 있다.”라고 하셨다. 다시 질문하기를, “그러면 (임금의 말을) 따르기만 하는 자입니까?” 하니 공자 말씀하시기를, “아버지나 임금을 죽이는 것은 따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季子然 問 仲由冉求 可謂大臣與아 子曰 吾以子爲異之問이러니 曾由與

계자연 문 중유염구 가위대신여아 자왈 오이자위이지문이러니 증유여

求之問온여 所謂大臣者는 以道事君하다가 不可則 止하나니 今由與求

구지문온여 소위대신자는 이도사군하다가 불가즉 지하나니 금유여구

也는 可謂具臣矣리라 曰 然則從之者與잇가 子曰 弑父與君은 亦不從也리라

야는 가위구신의리라 왈 연즉종지자여잇가 자왈 시부여군은 역부종야리라


【해설】

계자연은 노나라의 권력자인 계씨의 친족이다. 계자연이 공자를 만났는데 자기 가신인 자로와 염유에 대해 질문을 하자 공자가 대답한 것이다. 공자는 대신이라면 도로써 임금을 섬기고 옳지 않으면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자로와 염유는 자리만 채우는 구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자의 말의 의도는 신하의 잘못도 있지만, 임금의 옳지 않은 것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공자는 계자연의 두 번째 물음에 대하여 자로와 염유는 윗사람을 시해할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며 두 제자에 대한 신뢰를 말하고 있다. 이 장은 자로와 염유를 비판한 것 같지만 도를 시행하지 않은 임금을 돌려서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신하는 도로써 임금을 섬기고 임금은 백성을 위해야 한다는 뜻이 공자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다.



【11-24】 276/498 얄미운 말재주

자로가 자고를 비읍의 수령(행정관)으로 삼으려고 하자, 공자 말씀하시기를, “남의 집 자식을 해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자로가 말하기를, “백성이 있고 사직이 있으니 어찌 반드시 글을 읽은 후에 배웠다고 하겠습니까?”라고 하니 공자 말씀하시기를, “이 때문에 말재주 있는 자를 미워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子路使子羔爲費宰어늘 子曰 賊夫人之子로다 子路曰 有民人焉하며 有

자로사자고위비재어늘 자왈 적부인지자로다 자로왈 유민인언하며 유

社稷焉하니 何必讀書然後 爲學이릿가 子曰 是故 惡夫侫者하노라

사직언하니 하필독서연후 위학이릿가 자왈 시고 오부녕자하노라


【해설】

사람이 임기응변에 강하고 말재주가 많으면 장점일 때도 있지만 얄미운 말재주는 미움을 받기도 한다. 자로는 언제나 과단성 있고 용감했다. 말은 거침없고 논리도 명쾌하다. 하지만 말은 바른말이 있고 그른 말이 있다. 바른말과 그른 말의 차이는 논리가 아니라 내용이다. 공자가 말하는 말재주라는 것은 말의 논리나 형식만 중시하고 말 속에 담긴 내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을 말한다. 자로의 말은 논리적으로 보면 별문제 없다. “백성이 잘살고 있고 나라가 잘 운영되고 있는데 굳이 능력을 다 배워서 임용을 해야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하지만 논리적 형식 속에 담긴 내용은 적절하지 않다. 글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 자신의 가치관과 정치관이 뚜렷하게 세운 다음에 정치를 해야 임금을 제대로 보좌하고 백성을 위할 수 있다. 그런데 어설픈 지식과 말재주로 현혹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 공자는 자로에게 ‘남의 집 자식을 해친다’로 충고한다. 이 정도 스승의 말을 들었으면 ‘선생님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행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했다. 안회와 자로의 말하는 자세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말하기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의 의 형식논리보다 내용을 중시하고, 상대방이 듣고 싶은 것을 먼저 말하고 자신의 말을 하는 것이다. 즉, 말의 내용을 신경 써서 두괄식으로 말하고, 차근차근 그 이유를 설명해야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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