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부 가족의 말하기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에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행복한 가정이 되려면 여러 불행한 이유를 없애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족은 '불행한 타인'이 될 수도 있고 '행복한 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족은 서로 행복할 권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해야 행복한 타인이 될 수 있고,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도 함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노력해야 '행복한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가족관계를 남이 아닌 우리라는 인식만 강조하기 때문에 함부로 하거나 만만하게 생각하여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은 ‘나’ 이면서 ‘타인’ 타인이면서 우리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완전한 행복은 없지만 행복하기 위해 제대로 노력하며 살아야 합니다. 가족끼리 서로 존중하며 불행한 이유를 최대한 줄이고 행복할 권리와 행복하게 할 책임을 함께 노력하며 가꾸어 가야 합니다.
가족은 모든 관계의 시작입니다. 행복의 시작도 가족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가화만사성’이라는 가장 당연하고 평범한 말이 가장 지켜지기 어렵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가정 속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갑니다. 가족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화목한 가족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은 가족도 있습니다. 흔들리는 부모와 방황하는 아이들도 있고 안정된 부모와 안정된 자녀들도 있습니다. 경제적,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정 속에서 자라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끼리 힘이 되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도 하지만 가족이 짐이 되어 벗어나고픈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가족은 편안한 관계이지만 서로 존중하며 조심해서 말을 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상처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서로 편안해서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여 쉽고 가볍게 함부로 말하다 상처를 주기도 하고 크게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말의 윤리를 가장 신경 써야 할 곳이 가정입니다. “가족이니까 이해하고 넘어가라” “가족이니까 괜찮아”하는 생각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 그 상처는 더 오래 깊게 마음의 상처로 남습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더 많이 생각하고 조심해서 말을 해야 서로 편안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가족은 시간과 추억을 공유하고 정서적 안정을 느끼게 합니다. 가정은 심리적 안정을 얻고 새로운 활력을 충전하는 곳입니다. 전통사회에는 대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았습니다. 서로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정을 이해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배웠습니다. 농경사회에서는 농사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어른들에게 듣고 배울 점도 많아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가족 구성원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핵가족 조차도 해체되어 1인 가족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로부터 배울 정보나 지식이 많지 않은 사회가 되었습니다. 정보화 시대에 사회는 더욱 빠르게 변하고 지식과 정보의 생명이 짧아졌고 지식과 정보 습득도 누리 그물이나 사회관계망을 통해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라테’는 하는 것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지식 정보화 시대는 지식과 정보를 많이 축적하는 시대가 아니라 기존의 지식과 정보를 잘 융합하고 아우러지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러한 융합의 시대에는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더불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협력을 하려면 상대방과 잘 통해야 합니다. 마음이 통해야 말이 통하고 말이 통해야 일을 잘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지식정보 못지않게 감정조절과 정서는 더 중요합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정서적 기능을 배우는 곳은 부모입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부모를 통해 정서를 배우고 자신의 마음을 채워가는 곳이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대화를 듣고 배우며 자랍니다. 그렇게 때문에 부부간 대화와 소통을 하는 모습은 아주 중요합니다. 부부간에 화목한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잘 표현하며 자라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사회생활도 잘할 수 있습니다.
자녀와 정서적 유대감을 갖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폭넓게 표현하고 자라는 아이가 또래집단과 소통을 잘합니다. 아이들은 4세 전후로 해서 또래 집단과 대화를 하고 어른들과도 의사소통을 합니다. 이 시기에 부모와 유대감을 갖는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아주 건강하게 자라납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하고 의사소통을 많이 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대화 시간이 많지 않고 대화를 하더라도 단편적이고 형식적인 대화만 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다듬어 가는 시기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생각을 넓고 깊게 해야 하는데, 부모 자녀 간의 대화가 부족하면 정서적 표현이 줄어들고 생각이 자라지 못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말을 듣고 올바른 사고력과 도덕성을 키워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고 격려해야 정신적으로 자랍니다. 정작 자녀들과 대화를 하려면 어렵고 잘 통하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듣지도 않고 자녀들은 부모님들의 충고나 조언을 잔소리로 여깁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정서적 안정감이 있어야 대화를 할 수 있는데 충고나 조언을 먼저 하려고 하니 믿음과 안정감이 없어 지속적인 대화를 하지 못합니다. 믿음과 안정감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기다림과 열린 마음입니다. 자녀들이 이야기를 하도록 충분히 들어주고 들으면서 끝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또한 호응을 하면서 안정감 있게 받아 주어야 합니다. 다정다감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긍정적 생각을 하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가정은 삶의 시작이자 행복한 관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나 부모에게 말을 배우고 생각을 배웁니다.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고 공감하면서 말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힙니다. 부모에게 배운 따뜻한 말은 삶의 온기를 불어넣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가족 구성원끼리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때 어른으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가족끼리 말하는 것을 제대로 배워야 행복한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자신이 하고픈 말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상처 주지 않고 서로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말하기를 하면서 살아야 가족 모두가 행복합니다. 선을 넘지 않고 할 말은 꼭 하면서도 서로 상처 주지 않아야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부, 형제자매라도 선을 지켜서 말을 해야 합니다. ‘가족이니까’ ‘가족이기 때문에’라는 생각을 하면서 슬기롭게 말하면 좋은 관계의 시작이 될 수 있지만 만만하게 생각하고 함부로 말하면 서로 아픈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가족이라도 선을 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존중할 때 좋은 가족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 마지막에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라고 말합니다. 가정에서 가족끼리 행복할 권리를 말하는 것을 배우고,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 있는 말을 배워 더 많은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족이 행복하고 다른 가족도 행복한 세상이 많아지면 더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