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 321/498 선비란?
번지가 인에 대하여 여쭈어보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집에 있을 때는 공손하며, 일을 집행할 때 경건하게 하고, 사람과 만날 때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비록 오랑캐 땅에 가더라도 이것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하셨다.
樊遲問仁한대 子曰 居處恭하며 執事敬하며 與人忠을 雖之夷狄이라도
번지문인한대 자왈 거처공하며 집사경하며 여인충을 수지이적이라도
不可棄也라
불가기야라
공자는 번지에게 필요한 인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평상시에는 마음과 행동을 공손하게 하고 일은 경건하게 하며, 다른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남명 조식 선생은 경건한 마음으로 자신을 곧게 하는 ‘경이직내(敬以直內)’하고 의로운 마음으로 바깥을 반듯하게 하는 ‘의이방외(義’以方外)하셨다. 경건한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가볍지 않고 신중하고 두루 살펴보고 행동하는 것이 경건한 것이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라서 완벽할 수 없다. 늘 삼가고 조심해서 공손하고 경건하게 해야 실수를 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으며 타인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자공이 여쭙기를, “어떻게 해야 선비(벼슬을 가진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자기 행동을 (반성하여) 부끄러울 할 줄 알고, 사방에 사신으로 가서도 임금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선비라고 할 수 있다.” 자공이 여쭙기를, “감히 그다음 수준 묻겠습니다.”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집안의 친족이 모두 효자라고 칭찬하고 마을 사람들 우애가 있다고 칭찬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자공이 여쭙기를, “감히 그다음 수준을 여쭙겠습니다.”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말한 것을 꼭 지켜 믿음을 주며, 행동을 과감하게 하지만 식견과 도량이 좁은 (꼰대) 소인이라 할 수 있지만, 그다음 수준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자공이 여쭙기를, “오늘날 정치에 종사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의 단계입니까?”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 아! 한 말이나 한 됫박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그릇에 불과한 사람들이니 어찌 따질 가치가 있겠는가?”라고 하셨다.
子貢問曰 何如라야 斯可謂之士矣잇고 子曰行己有恥하며 使於四方하여
자공문왈 하여라야 사가위지사의잇고 자왈행기유치하며 시어사방하여
不辱君命이면 可謂士矣라曰敢問其次하노이다 曰宗族稱孝焉하며 鄕黨
불욕군명이면 가위사의라 왈감문기차하노이다 왈종족칭효언하며 향당
稱弟焉이니라 曰敢問其次하노이다 曰言必信하며 行必果면 硜硜然小人
칭제언이니라 왈감문기차하노이다 왈언필신하며 행필과면 경경연소인
哉나 抑亦可以爲次矣라 曰今之從政者 何如하여닛고 子曰噫라 斗筲之
재나 억역가이위차의라 왈 금지종정자 하여하여닛고 자왈희라 두소지
人을 何足算也리오
인을 하족산야리오
자공이 전문 관료인 선비에 관하여 물으니 공자는 부끄러움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당시 자기 깜냥이 작은 그릇밖에 되지 않는 두소지인(斗筲之人)이 많았다. 이런 사람들은 식견과 속이 좁은 소인이다.
선비는 전문 관료이면서 성찰적 자아를 가고 부끄러움이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행동에 잘못이 있으면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아주 건강한 사람이다. 부끄러움이 없고 성찰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지난날의 역사를 성찰하고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사회가 발전한다. 외교를 맡은 사람이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부끄러운 것이다. 이러한 부끄러움을 성찰하여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임무를 제대로 해야 나라에 이롭다.
1910년 우리는 나라를 잃었다. 그래서 경술국치라고 한다. 나라의 부끄러움을 성찰하여 나라를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노력을 해야 다시 나라를 잃지 않는다. 반성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고 성찰을 잘못을 뉘우친 다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박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비선실세’ 최서원(최순실)의 이권 및 특혜 지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등을 둘러싼 대통령직 권한 남용, 청와대 기밀 자료 유출 등이 헌법 및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의 실정법을 위배했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행위가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 중대하다고 밝혔다. 또한 헌재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해야 하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로 봐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라고 밝혔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불과 5년 전에 비선 실세와 무속인이 결합하여 국정농단으로 탄핵을 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순실이 박근혜를 조종하는 것보다 김건희가 윤석열을 조종하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 김건희는 배우자로서 공개된 실세인데 국가경영을 좌우하고 농단을 할 것이 눈에 선하다.
코로나 정국을 극복하고 남북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바탕으로 남북문제를 관리해야 되는 시점에서 ‘선제타격’ 론을 내세우며 오판을 하면 국가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가. 남북 갈등으로 해외자본이 유출되고 증시 폭락과 기업 위기는 국민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서민경제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정현안을 전문관료와 국민의 집단지성으로 해결해야지 무속과 주술로 해결할 수 없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시대에서 석기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중용의 도를 행하는 사람과 더불어 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뜻이 큰 사람이나 자기 신념이 뚜렷한 사람과 함께 할 것이다. 뜻이 큰 사람은 진취적이고 자기 신념이 확고한 사람은 부당한 일을 절대로 하지 않은 장점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하셨다.
子曰 不得中行而與之면 必也狂狷乎인저 狂者는 進取하고 狷者는 有所
자왈 부득중행이여지면 필야광견호인저 광자는 진취하고 견자는 유소
不爲也니라
불위야니라
일의 균형 감각이 있고 중용을 잘 실행하는 인재가 있다면 최고이다. 그런 사람이 없다면 이상이 높은 사람과 자기 신념이 뚜렷한 사람은 장점이 있어서 함께 일을 할 수 있다. 유소불위가 정말 중요하다. 사람은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이 있고,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좋은 차는 가고 서는 것을 잘해야 한다. 멈추는 것을 잘해야 한다. 사람도 하지 못하는 것이 없으면 안 된다. 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멈출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한다. 선을 잘 지키고 넘지 않아야 한다. “하면 된다”도 중요하지만 “절대 하지 않는다”도 중요하다. 자신의 이기심과 욕망을 버리고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사람이 품격 있는 사람이다. 자기의 깜냥과 분수를 알아차리고 멈출 수 있을 때 멈추어야 후회를 덜 할 것이다. 무소불의의 어리석음보다 유 소불 의의 현명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