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1】 419/498 배려! 인을 실천하는 방법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말은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면 그뿐이다”라고 하셨다.
子曰 辭達而已矣니라
자왈 사달이이의니라
말은 뜻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주장이 분명하고 근거가 타당하며 예시가 적절해야 한다. 주장이 분명하지 않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타당하지 않으며 예시가 적절하지 않으면 뜻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 정확하게 뜻을 전달해야 설득할 수 있고 믿음을 줄 수 있다. 말로 설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을 위해 에토스(인간적 신뢰) 파토스(정서적 호소) 로고스(논리적 설명)가 필요한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토스라고 했다. 정확한 뜻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미사여구 수사는 그다음이다. “말은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면 그뿐이다”라고 해서 그 외의 것은 소중하지 않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말은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하고 공감하기도 해서 뜻 이외에도 표정, 동작, 등도 유의해야 한다.
악사인 소경 면이 공자를 찾아뵈었다. 섬돌 계단을 오르려 할 때 공자 말씀하시기를, “섬돌 계단이니 조심하라” 하시고 자리에 앉으려 할 때 공자 말씀하시기를, “자리다.”라고 하시고 공자 말씀하시기를, “아무개는 여기에 있다고, 아무가 여기에 있다.”라고 하셨다. 악사인 소경 면이 나가니 자장이 여쭙기를, “악사와 더불어 말씀하는 도리입니까.”라고 하니 공자 말씀하시기를, “그렇다. 진실로 악사를 돕는 도리이다.”라고 하셨다.
師冕見이어늘 及階에 子曰階也라하시고 及席에 子曰席也라하시고 皆
사면현이어늘 급계에 자왈계야라하시고 급석에 자왈석야라하시고 개
坐에 子告之曰 某在斯며 某在斯라하더시다 師冕出커늘 子張 問曰 與
좌에 자고지왈 모재사며 모재사라하더시다 사면출커늘 자장 문왈 여
師言之道與잇가 子曰 然하다 固相師之道也니라
사언지도여잇가 자왈 연하다 고상사지도야니라
인(仁)은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다. 덕(德)을 베풀면 다른 사람이 얻어(득得) 더욱더 잘 살게 해주는 것이다. 덕은 언제나 살리는 것이다. 살린다는 것은 제 자리를 잡아 잘 살게 해야 한다. 사람마다 제 자리는 다르다. 그래서 사람마다 필요한 것이 달라서 사람에 따라 덕을 베푸는 것이 다르다. 사회적 약자에게 공감하고 배려하여 더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덕을 실천하는 것이다. 정치는 이러한 배려를 제도적으로 잘하게 하는 것이다. 공자는 모두가 행복한 이상적인 대동 사회를 지향했다. 다른 사람과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여 서로를 존중하며 건강한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대동 사회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그 사람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덕을 실천하는 것이다. 공자가 말한 인의 의미를 한마디로 말하면 ‘잘 살린다’라는 것이다. 잘 살게 하는 것이 하늘과 땅의 덕이듯이 사람의 덕도 모든 사람이 잘살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각자도생이 더 확산되고 있다. 소확행, 워라밸, 욜로족이 더 늘어가고 공동체 연대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가치사슬로 연결된 사회 속에서 건강한 연대는 더욱 중요하다. 주식과 부동산, 재테크에 온 신경을 쓰고 돈을 중시하며 물질주의 행복을 최고로 생각하는 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맛있는 것 먹고 소소한 행보를 추구하는 욜로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눈앞의 작은 쾌락만 추구하다가 사회 전체나 지구 전체의 환경은 도외시하면 안 된다. 소유가 존재를 지배하는 속물주의를 벗어나 인간 존재 자체를 중시하는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우익 선생이 말한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말이 떠오른다. 함께 잘 살기 위해 약자를 먼저 보호하고 배려하고 모두 잘 사는 길을 찾자.
좋은 책 : 마이클 샌델은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는 책에서 공동체와 좋은 삶을 위해서는 도덕적 정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공자가 말한 대동사회를 위해 인과 덕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과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