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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읽기 143]

【16-01】 420/498 외부의 적도 위험하지만 내부의 적은 더 위험

by 백승호

【16-01】 420/498 외부의 적도 위험하지만 내부의 적은 더 위험하다.

계씨가 장차 작은 나라 전유(顓臾)를 정벌하려 하는데, 염유와 계로가 공자를 뵙고 여쭙기를, “계씨가 장차 전유를 치려고 합니다.”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구야,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냐. 전유는 예전에 선왕께서 동몽산의 제주로 삼으셨고, 또 우리 노나라 안에 있었으니 사직을 지킬 신하인데 무엇 때문에 정벌하려고 하는가?”라고 하셨다. 염유가 말하기를, “계씨가 하고자 하는 것이지 저희 두 신하가 정벌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구야, 옛날 사관(史官) 주임이 말하기를 ‘온 힘을 다하여 벼슬을 맡아 잘할 수 없으면 그만둔다고.’ 했다. 군주가 위험한데도 도와주지 못하고 군주가 넘어지는데도 붙잡아주지 않는다면 장차 그 신하를 어디에 쓰겠는가? 그러니 네가 하는 말은 잘못되었다. 호랑이와 코뿔소가 우리에서 도망쳐 나오며 거북과 옥이 궤 안에서 깨지면 누구의 잘못이겠느냐.”라고 하셨다.

염유가 말하기를, “오늘날 전유는 성곽이 견고하고 비 땅에 가까우니 지금 빼앗지 않으면 후세에 반드시 자손의 근심거리가 될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공자 말씀하시기를, “구야 군자는 스스로 욕심이 난 나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굳이 핑계를 대며 변명하는 것을 미워한다. 내 듣건대, 한 나라나 집안을 경영하는 사람은 백성들이 적은 것을 근심하지 않고 재산을 고르게 나누어 주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며, 재산이 모자라는 것을 근심하지 않고 상하가 서로 안정되지 못한 것을 걱정한다고 했다. 대개 부가 고르게 분배되면 가난한 사람이 없고, 서로 화합하면 부족한 것이 없을 것이고 서로 편안하면 위태로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먼 곳이 있는 사람들(전유)이 복종하지 않으면, 문덕을 닦아 그들을 오게 한다. 오고 난 다음에는 그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유와 구는 계씨를 보좌하면서 먼 지역 사람이 복종하지 않는데도 이들을 오도록 만들지 하지 못하고 있고, 나라도 산산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나라 안에서 전쟁을 일으킬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나는 계손씨의 근심이 전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집 담장 안에 있을까 걱정하고 있다.”라고 하셨다.


季氏 將伐顓臾러니 冉有季路 見於孔子曰 季氏將有事於顓臾로이다 孔

계씨 장벌전유러니 염유계로 현어공자왈 계씨장유사어전유로이다 공

子曰 求야 無乃爾是過與아 夫顓臾는 昔者先王以爲東蒙主하고 且在邦

자왈 구야 무내이시과여아 부전유는 석자선왕이위동몽주하고 차재방

域之中矣라 是社稷之臣也니 何以伐爲리오 冉有曰 夫子欲之언정 吾二

역지중의라 시사직지신야니 하이벌위리오 염유왈 부자욕지언정 오이

臣者는 皆不欲也로이다 孔子曰求야 周任有言曰陳力就列하여 不能者止

신자는 개불욕야로이다 공자왈구야 주임유언왈진력취열하여 불능자지

하나니 危而不持하며 顚而不扶면 則將焉用彼相矣리오 且爾言過矣라

하나니 위이부지하며 전이불부면 즉장언용피상의리오 차이언과의라

虎兕出於柙하며 龜玉毁於櫝中이면 是誰之過與아 冉有曰今夫顓臾固而

호시출어합하며 귀옥훼어독중이면 시수지과여아 염유왈금부전유고이

近於費하니 今不取면 後世必爲子孫憂하리이다 孔子曰求야 君子는 疾

근어비하니 금불취면 후세필위자손우하리이다 공자왈구야 군자는 질

夫舍曰欲之요 而必爲之辭니라 丘也聞하니 有國有家者는 不患寡而患不

부사왈욕지요 이필위지사니라 구야문하니 유국유가자는 불환과이환불

均하며 不患貧而患不安이라하니 蓋均無貧이요 和無寡요 安無傾이니라

균하며 불환빈이환불안이라하니 개균무빈이요 화무과요 안무경이니라

夫如是 故로 遠人不服이어든 則修文德以來之하고 旣來之하여는 則安

부여시 고로 원인불복이어든 즉수문덕이래지하고 기래지하여는 즉안

之니라 今由與求也는 相夫子호되 遠人不服而不能來也하며 邦分崩離析

지니라 금유여구야는 상부자호되 원인불복이불능래야하며 방분붕리석

而不能守也하고 而謀動干戈於邦內하니 吾恐季孫之憂 不在顓臾요 而在

이불능수야하고 이모동간과어방내하니 오공계손지우 부재전유요 이재

蕭墻之內也하노라

소장지내야하노라

【해설】

어떤 조직이나 리더의 판단력과 결정력이 중요하지만, 참모의 역할도 아주 중요하다. 참모가 리더를 보필하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야 구성원 모두가 좋다. 그래서 참모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보필하느냐에 따라 리더의 위상과 리더십은 달라진다.

국가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대통령과 참모들의 생각이다. 대통령이 바른 생각을 하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도록 돕는 것이 참모다. 반대로 대통령이 생각을 잘못하면 그것을 바로잡아 국정운영을 제대로 해야 국민에게 해가 가지 않는다.

염유와 자로는 국정을 운영하는 데 참여하는 참모다. 리더인 계씨가 잘못된 판단을 하면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나라의 명운이 걸리고 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린 전쟁은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계씨가 전쟁을 일으켜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데도 이를 만류하지 않는 것은 참모의 잘못이다. 전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한꺼번에 앗아가는 무서운 것이다. 평화로울 때 분배정의와 공정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전쟁은 집단 광기다. 상식과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죽이고 죽는 생존만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 그 이후에도 색깔 논쟁으로 끊임없이 상대 진영을 내몰고 간첩 조작, 국가보안법 등으로 많은 희생이 따랐다. 전쟁이 잠시 멈춘 ‘휴전’이 아니라 전쟁이 끝난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고 하는 것도 그 이유다. 전쟁 없는 평화가 지속되기 때문에 주식투자도 하고 부동산도 신경 쓰며 살아가고 있다. 만에 하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전쟁을 말하는 늙은이보다 젊은 사람의 무고한 생목숨이 사라지고, 그 부모와 형제의 고통과 아픔, 이어지는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공자는 계씨도 나쁘지만, 염유와 자로의 동조는 더 나빠서 두 사람을 추궁하며 말한 것이다.

이렇게 나라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를 공정하게 분배하여 서로 더불어 잘 살게 해야 한다. 분배정의는 배고픔도 해결해야 하지만 배 아픔도 해결해야 한다. 배 아픔이란 사회 양극화 심하다는 것이다. 빈부격차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 특히 노동 소득보다 자본소득이 더 큰 사회에서는 더욱더 양극화가 심하다. 돈을 많이 가진 자는 더 많이 벌고, 없는 자는 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는 것이 현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상위 5%의 사람들이 38%의 금융자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또 부동산은 더 심각해서 상위 10%의 점유비는 현재 9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는 사회보장제도의 확충과 부동산 3 법, 조세제도의 개선을 통해 빈부격차를 줄이려고 큰 노력을 하고 있다.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세 강화를 통한 조세 불평등 완화, 기본소득제를 통한 빈곤계층 생활 보장, 효율적인 복지제도의 재분배 강화 등의 사회정책이 필요하다. 소득 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고용 규모를 늘리고, 고용의 질을 높여야 한다. 적절한 보수를 받는 일자리 마련에 정부는 우선 신경을 써야 한다.


【16-02】 421/498 조직의 시스템이 무너지면 망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천하에 도가 있으면 예악 제정과 정벌 결정은 천자로부터 나오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예악 제정과 정벌 결정이 제후한테서 나온다. 이런 중대한 행사가 제후한테서 나오면 대개 십 대안에 나라를 잃지 않을 자 드물고, 이런 중대한 행사가 대부로부터 나오면 오대 안에 나라를 잃을 자 드물고, 제후의 가신이 나라의 정령을 집행하면 삼대 안에 나라를 잃지 않는 일이 드물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정치가 대부의 손에 달려 있지 않으며, 천하에 도가 있으면 일반 백성들이 정치를 논의하지 않는다.”라고 하셨다.

孔子曰 天下有道면 則禮樂征伐이 自天子出하고 天下無道면 則禮樂征

공자왈 천하유도면 즉예악정벌이 자천자출하고 천하무도면 즉예악정

伐이 自諸侯出하나니 自諸侯出이면 蓋十世 希不失矣요 自大夫出이면

벌이 자제후출하나니 자제후출이면 개십세 희불실의요 자대부출이면

五世 希不失矣요 陪臣 執國命이면 三世에 希不失矣니라 天下有道면

오세 희불실의요 배신 집국명이면 삼세에 희불실의니라 천하유도면

則政不在大夫하고 天下有道면 則庶人 不議니라

즉정부재대부하고 천하유도면 즉서인 불의니라


【해설】

천하의 도가 있을 때는 왕은 왕 다웠고 신하는 신하다웠다. 질서와 기강이 잡혀 각자의 역할을 다했고 백성들도 살기가 편했다. 수직적 지배 질서를 중요했던 왕조시대에도 선왕의 법도나 예악의 제도는 함부로 변경할 수 없었다. 법률을 엄격하게 정하여 시행했고 정벌도 왕이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했다. 대부들도 정치 전횡을 하거나 국정농단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국가조직이 잘 운영되고 있으면 백성들이 정치에 대하여 논의할 필요도 없다.

조선 시대에도 의정부와 삼사를 두어 왕권을 견제하고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통해 백성의 삶을 윤택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왕이 왕 노릇을 제대로 못 하거나 탐관오리가 전횡을 일삼으면 백성들은 가만있지 않았다.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헌법, 법률, 명령, 조례, 규칙을 정하여 공권력을 함부로 남용하거나 오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공직자의 기강을 중시한다. 이러한 법과 기강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가조직은 무너지고 국민은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 문란을 막기 위해 탄핵소추를 하는 것이다.

회사나 국가조직이나 문제가 없으면 별 탈 없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 문제가 없을 리가 없다. 기업의 사주나 사주 일가의 개인적 일탈로 인하여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면 회사 전체를 위태롭게 하기도 한다. 요즘은 소액주주들이 사주 리스크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며 기업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것을 강력하게 막고자 한다.

훌륭한 리더는 혁신을 통하여 미래 성장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 그 결과를 모든 구성원에게 나누어 함께 즐기는 사람이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나 회사의 오너도 조직의 발전과 구성원의 삶을 잘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임원이나 직원들도 모두 자신의 발전과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일할 것이다. 직원은 팀의 발전과 회사 발전을 위하고 총수는 사회발전을 위해야 한다. 직원과 임원이 자기 이익만 챙기면 회사는 망한다. 모든 조직의 원리는 대동소이하다.


【16-03】 422/498 국정문란은 나라를 망하게 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라의 녹봉에 대한 권한이 공실에서 떠난 지가 5대가 되었고, 정권이 대부의 손에 넘어간 지가 4대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삼환의 자손들이 미약해진 것이다.”라고 하셨다.

孔子曰祿之去公室五世矣요 政逮於大夫四世矣니 故夫三桓之子孫이 微공자왈녹지거공실오세의요 정체어대부사세의니 고부삼환지자손이 미矣니라

의니라


【해설】

노나라 문공이 죽고 공자(公子) 수(遂)가 자적(子赤)을 죽이고 선공(宣公 기원전 608~591)을 세웠다. 그 뒤 성공, 양공, 소공, 정공 등 5대가 지나면서 군주는 실권을 잃고 대부 계무자가 국정을 농단했다. 계무자는 계도자, 계평자, 계환자를 거쳐 모두 4대이다. 환자는 그의 가신은 양호에게 잡힌다. 삼환은 환공의 후손인데 맹손, 숙손, 계손 세 집안을 말한다. 공자는 노나라의 망할 조짐은 국가 기강이 무너지고 국정농단이 비롯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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