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 429/498 아홉 가지 생각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늘 생각해야 하는 아홉 가지 있다. 눈으로 볼 때 분명하게 보는 것을 생각하며, 귀로 들을 때는 귀가 밝기를 생각하며,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태도는 공손히 할 것을 생각하며, 말할 때는 진정성을 생각하며, 일을 처리할 때는 경건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이 나면 물을 것을 생각하며, 화가 나면 뒤탈을 생각하며, 이득을 보면 의리를 생각한다.”라고 하셨다.
孔子曰 君子有九思하니 視思明하며 聽思聰하며 色思溫하며 貌思恭하며
공자왈 군자유구사하니 시사명하며 청사총하며 색사온하며 모사공하며
言思忠하며 事思敬하며 疑思問하며 忿思難하며 見得思義니라
언사충하며 사사경하며 의사문하며 분사난하며 견득사의니라
1. 이 장은 오늘날 우리에게 좋은 생각을 하고 삶의 방향과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인류의 진화과정은 생각의 진화과정이다. 불을 사용하고 고기를 익혀 먹으면서 뇌의 용량이 커지고 생각을 하면서 인류는 진화했다. 인류의 진화는 이성의 발달과정이다. 서구의 사상도 합리적 이성의 발달을 중시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르네상스 이후 데카르트에 이르기까지 생각의 발전과정이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했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폴 부르제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살아온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양사람도 합리적 이성인 생각을 좋아했다.
2. 생각은 우리의 마음의 속살이다. 마음은 겉 부분은 느낌, 속살은 생각, 뼈대는 뜻, 알맹이는 얼이다.
느낌은 마음의 겉으로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은 기쁨과 성남, 슬픔과 두려움, 사랑과 미움, 욕심 등을 느낀다. 이 느낌은 우리가 의식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기도 하는 몸의 반응이다. 이를 감정, 감각, 또는 느낌이라고 한다.
생각은 마음의 두 번째 겹이다. 이성으로 옳고 그름, 참과 거짓 등을 판단하고 체계를 세우고 논리적으로 판단한다. 생각은 우리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정하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은 대부분 생각의 결과물이다. 사람은 생각하면서 도구를 사용했고 문명을 발전시켜 끊임없이 진화했다.
뜻은 마음의 뼈대다. 뜻을 세워 생각을 방향을 잡고 마음을 조절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 정한다. 그래서 뜻은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서 정하고 그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간다. 좋은 뜻을 가지고 자신과 이웃 사람들, 겨레 동아리를 중시하며 모두 더불어 잘 살아가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 뜻이다. 뜻이 바르고 반듯해야 생각이 바르고 반듯하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뜻을 가지고 어느 방향으로 사느냐는 더 중요하다. 뜻을 바로 세우는 것이 마음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얼은 살아 있을 때는 우리 마음속에 있지만 죽으면 넋이 된다. 얼은 마음의 알맹이다. 얼이 있어야 마음의 속살인 생각과 뜻인 뼈대가 생겨난다. 얼이 빠져나가면 생각과 뜻은 의미가 없다.
3. 공자께서는 마음의 중요한 부분인 생각을 말했다. “사물을 볼 때는 눈이 밝기를 생각하며, 소리를 들을 때는 귀가 밝기를 생각하며,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태도는 공손히 할 것을 생각하며 말할 때는 성실히 할 것을 생각하며, 일을 처리할 때는 조심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이 나면 물을 것을 생각하며, 성이 나면 뒤탈이 날 것을 생각하며, 이득을 보면 의리를 생각한다.”라고 하셨다.
(1) 눈이 밝은 것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눈여겨보는 것이다. 그냥 보는 것은 현상과 사실을 보는 것이고 눈여겨보는 것은 본질과 진실을 보는 것이다. 그냥 보는 것은 견(見)이라 하고 눈여겨보는 것은 관(觀)이라 한다. 자세히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생각의 시작은 자세히 보는 관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눈여겨보아야 진리를 밝게 볼 수 있다.
(2)귀가 밝은 것을 총기라고 한다. 총명(聰明)하다는 말과 총기(聰氣) 있다는 말에서 ‘총’은 ‘귀 밝을 총’이다. 귀가 밝다는 것은 밖에서 들려오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헤아릴 줄 안다는 것이다. 그냥 듣는 것은 들리는 것을 듣는 것이다. 듣기(listening)는 들리는 것만 듣는 들리기(hearing)와 다르다. 듣기는 신경을 집중하여 귀 기울여 듣는 것이기 때문에 청(聽)의 의미이고, 들리기는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들리는 그냥 듣는 것이라 문(聞)의 의미이다. 듣기 위해서 마음을 열고 집중해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마음이 굳어져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아 더는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에 새로운 것을 잘 듣고 끊임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바로 잡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총기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귀가 밝기를 생각하며 들어야 총기 있는 사람이 된다.
(3)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는 것은 표정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표정(表情)은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감정조절을 제대로 못 하여 자기감정을 그래도 드러내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감정보다 이성으로 생각하여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얼굴빛을 온화하게 한다는 것은 감정을 잘 조절하여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한다는 것이다. 화가 나는 마음을 그대로 표정에 담으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서로 다투거나 싸울 수 있다.
(4) 태도는 공손히 한다는 것은 기분대로 말하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날 때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상대방을 아프게 하고 다치게 할 수 있다. 태도를 공손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여 어른다운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기분대로 말하고 나면 후회가 밀려오고 손해도 본다. 항상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공손한 태도를 지녀야 품격이 있다. 공손한 몸가짐이 태도가 되도록 해야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5) 말할 때는 성실히 할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진심을 다하여 말한다는 것이다. 말속에 진정성이 묻어 있어야 그 말이 빛이 난다. 진정성 없는 말은 말이 아니라 소리에 가깝다. 진정성은 언행일치를 말한다. 자신의 말이 자신의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진정성이 있는 것이다.
(6) 일을 처리할 때는 경건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일 처리를 꼼꼼하고 야무지게 한다는 것이다. 일머리가 있는 사람은 자기 일인지 아닌지 구분을 잘한다.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면 일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고 체계적으로 생각하여 일한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잘 구분하고 기획과 보고를 잘한다. 엑셀 활용 능력과 업무 자동화 능력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핵심을 잘 간추려 판단과 결정을 빠르게 하도록 돕는다. 문제 발견 능력이 뛰어나고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해결책을 내놓고 미비점과 보완할 것도 깔끔하게 정리한다. 일머리가 있는 사람은 원론과 방향도 잘 잡지만 각론과 방법 등 정교함도 강하다. 나무와 숲을 잘 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야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7) 의심이 나면 물을 것을 생각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좋은 질문이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질문 자체를 의심하거나 의심 나는 것을 질문해야 성장한다. 학문도 배우고 묻는 것이다. 의문 생기는 것이 있으면 올바른 질문을 하여 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답은 질문을 제대로 해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객관식 문제로 정답을 찾도록 하는 평가 하므로, 좋은 생각을 할 수 없다. 정형화된 답만 찾아서는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질문을 제대로 해야 답을 찾는데 답을 정해두고 질문을 하니 좋은 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황주환이 쓴 『왜 학교는 질문을 가르치지 않는가』라는 책은 질문을 가르치지 않는 우리의 교육환경을 잘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한 책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바로 평가방식을 서술형이나 논술형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질문을 하고 좋은 답을 찾아갈 수 있다.
(8) 화가 나면 뒤탈이 날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성질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욱하는 성격을 누르지 못하면 화를 입는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많은 해를 끼치고 자신도 손해를 본다. 분노를 참거나 조절하는 데 어려워하거나 지나치게 분노를 표현으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적이거나 공격적인 형태로 타인에게 모멸감을 주고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뒤탈을 생각하지 않거나 생각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분노 조절 장애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분노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 바탕에 깔린 비합리적 생각이나 인지 체계, 분노를 유발하는 사건이나 대상 등 원인에 대하여 깊이 있게 살펴보고 적절한 대처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화가 날 때는 심호흡을 하여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왜 화는 내는지 생각을 해야 한다. 목소리를 낮추고 침착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자기 스스로 노력을 해도 잘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9) 이득을 보면 의리를 생각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돈을 좋아한다. 주식투자, 비트코인, 부동산 등 돈벌이에 관심이 많다. 대부분 돈벌이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관심을 두고 찾는다. 유튜브나 블로그도 돈벌이에 관한 내용이 90% 이상이다. 이러한 돈벌이 이기적 욕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돈의 속성’ ‘돈의 심리학’ ‘돈 버는 글쓰기’ 등 돈과 관련된 책도 차고 넘친다. 경제적 자유는 생존을 위해서 필요하다. 진정한 경제적 자유는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수재민을 돕기 위해 기부를 하는 김혜수의 선한 영향력은 언제나 기분 좋게 한다. 백종원처럼 농어민을 살리는 영향력, 아이유처럼 좋은 노래하고, 많은 기부도 하는 좋은 영향력, 유재석처럼 다른 사람의 장점을 드러내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영향력이 정말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기쁨이 아닐까 한다. 소비심리, 마케팅 전략, 투자전략 등을 알고 싶을 때도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좋고 사회와 지구 환경에도 좋은지 생각하고 이익을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