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2-04】 11/260 근심과 즐거움을 백성과 함께 나누어야!
제나라 선왕이 별궁인 설궁에서 맹자를 접견했다.
왕이 “현자에게도 또한 이러한 즐거움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대답하였다.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면 윗사람을 비난합니다. 이러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고 윗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고, 백성의 윗사람으로서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하지 않는 것 또한 잘못입니다.
백성들의 즐거움을 자기의 즐거움으로 여기면 백성들 또한 임금의 즐거움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즐기고, 임금이 백성들의 근심을 걱정하면 백성들도 또한 임금의 근심을 걱정합니다. 천하 사람들과 즐거움을 함께하고, 천하 사람들과 근심을 함께 하고 천하의 임금 노릇을 하지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옛날에, 제나라의 경공이 안자에게 묻기를, ‘나는 전부산과 조무산을 구경하고 바다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서 멀리 낭야읍까지 가고 싶습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옛 선왕들이 순방한 것처럼 할 수 있겠습니까?’ 했습니다. 안자는 대답하기를, ‘참으로 좋은 질문입니다. 천자가 제후의 영지에 가는 것을 순수(巡狩)라고 합니다. 순수란 제후가 지키고 있는 땅을 순시한다는 뜻입니다. 제후가 천자를 뵙는 것을 술직(述職)이라고 합니다. 술직이란 제후가 맡은 업무를 보고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일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봄에는 밭갈이하는 것을 보살펴 부족한 것을 보충해 주며, 가을에는 추수하는 것을 보살펴 부족한 것을 도와줍니다. 그러므로 하나라의 옛말에 ‘우리 임금님이 여행하지 않으시면 우리가 어떻게 쉴 수 있으며, 우리 임금님이 즐거워하지 않으시면 우리가 어찌 도움을 받을 수가 있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천자께서 한 번 유람하시고 한 번 순방하시는 것이 제후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에 전국을 순방하는 임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많은 군대와 수행원을 거느리고, 많은 식량을 걷어 가기 때문에 백성은 배고픈 자가 먹지 못하고 피로한 백성은 쉬지도 못합니다. 백성들은 서로 눈을 흘기고 헐뜯으며 마침내 서로 해치고 빼앗는 나쁜 짓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선왕의 명을 거역하고 백성을 학대하며, 물 흘려버리듯 음식을 낭비하고, 즐거움에 빠져 멈출 줄 모르고(流), 억지로 즐길 거리를 만들어 마음껏 즐기며(連), 자신을 어지럽힐 만큼 사냥질에 몰두하고(荒), 자신을 망쳐버릴 만큼 술을 마셔대서(亡) 제후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뱃놀이하면서 물살을 따라 내려가며 돌아오기를 잊는 것을 유(流)라고 하고, 사람들에게 배를 끌고 물살을 거슬러 올라 돌아오는 것을 잊는 것을 연(連)이라 합니다. 또 사냥하면서 만족하지 않고 그만두려고 하지 않는 것을 황(荒)이라 하고, 술을 마시면 적당히 마셔야 하는데 자신을 망칠 만큼 술을 마시는 것을 망(亡)이라 합니다.
옛날의 선왕은 멈출 줄 모르고 즐거워하거나 억지로 즐길 거리를 만들어 즐기려 하지 않았고, 자신을 어지럽힐 만큼 술을 마시는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것을 따를지는 오직 임금께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은 매우 기뻐하며, 온 나라 안에 훈령을 내리고, 교외로 나와서 처음으로 창고를 열어서 곤궁한 백성들을 구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관장하는 태사를 불러 ‘나를 위하여 임금과 신하가 서로 기뻐할 음악을 만들어다오’라고 했습니다. 이리하여 만든 음악이 치소(徵招) 와 각소(角招)입니다. 그 가사에 말하길, ‘임금의 욕심을 막는 것이 무슨 허물이 되리오’라고 했으니, 임금의 욕심을 막는 것은 임금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齊宣王이 見孟子於雪宮이러시니 王曰 賢者도亦有此樂乎잇가 孟子對曰 有하니人不得則非其上矣니이다 不得則而非其上者도非也며爲民上而不與民同樂者도 亦非也니이다 樂民之樂者는 民亦樂其樂하고 憂民之憂者는 民亦憂其憂하니 樂以天下하며 憂以天下하고 然而不王者 未之有也니이다 昔者에 齊景公이 問於晏子曰 吾欲觀於轉附朝儛하야 遵海而南하야 放于琅邪하노니 吾何脩而可以比於先王觀也오 晏子對曰 善哉라問也여 天子適諸侯曰巡守니 巡守者는 巡所守也오 諸侯朝於天子曰述職이니 述職者는 述所職也니 無非事者오 春省耕而補不足하며 秋省斂而助不給하나니 夏諺에曰 吾王이不遊면 吾何以休며 吾王이不豫면 吾何以助리오 一遊一豫 爲諸侯度라하니이다 今也에는 不然하야 師行而糧食하야 飢者弗食하며 勞者不息하야睊睊胥讒하야 民乃作慝이어늘 方命虐民하야 飮食若流하야 流連荒亡하야 爲諸侯憂하나니이다 從流下而忘反을 謂之流오 從流上而忘反을 謂之連이오 從獸無厭을 謂之荒이오 樂酒無厭을 謂之亡이니 先王은 無流連之樂과 荒亡之行하더시니 惟君所行也니이다 景公이說하야 大戒於國하고 出舍於郊하야 於是에 始興發하야 補不足하고 召太師曰 爲我하야 作君臣相說之樂하라하니 蓋徵招角招是也라 其詩曰 畜君何尤리오하니 畜君者는 好君也니이다
제선왕이 견맹자어설궁이러시니 왕왈 현자도역유차락호잇가 맹자대왈 유하니인불득즉비기상의니이다 불득즉이비기상자도비야며 위민상이불여민동락자도 역비야니이다 낙민지락자는 민역낙기낙하고 우민지우자는 민역우기우하니 낙이천하하며 우이천하하고 연이불왕자 미지유야니이다 석자에 제경공이 문어안자왈 오욕관어전부조무하야 준해이남하야 방우랑사하노니 오하수이가이비어선왕관야오 안자대왈 선재라문야여 천자적제후왈순수니 순수자는 순소수야오 제후조어천자왈술직이니 술직자는 술소직야니 무비사자오 춘성경이보불족하며 추성렴이조불급하나니 하언에왈 오왕이불유면 오하이휴며 오왕이불예면 오하이조리오 일유일예 위제후도라하니이다 금야에는 불연하야 사행이량식하야 기자불식하며 노자불식하야 견견서참하야 민내작특이어늘 방명학민하야 음식약류하야 유련황망하야 위제후우하나니이다 종류하이망반을 위지류오 종류상이망반을 위지련이오 종수무염을 위지황이오 낙주무염을 위지망이니 선왕은 무유련지락과 황망지행하더시니 유군소행야니이다 경공이열하야 대계어국하고 출사어교하야 어시에 시흥발하야 보부족하고 소태사왈 위아하야 작군신상열지락하라하니 개징초각초시야라 기시왈 축군하우리오하니 축군자는 호군야니이다
1. 순수와 술직은 민생시찰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다. 국민의 삶을 살펴보고 어려운 문제를 귀담아듣고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소통은 경청이다. 국민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민원을 잘 해결 해주는 것이 소통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것은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려면 국민의 시급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국민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려 주어야 한다.
2. 유·연·황·망은 국가 지도자가 늘 경계해야 한다. “낭비하고 즐거움에 빠져 멈출 줄 모르고(流), 억지로 즐길 거리를 만들어 마음껏 즐기며(連), 자신을 어지럽힐 만큼 사냥질에 몰두하고(荒), 자신을 망쳐버릴 만큼 술을 마셔대서(亡) 제후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국가재정을 낭비하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다. 민생을 먼저 돌보고 국가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3. 조선시대 광해군은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이중외교전략으로 국가안보를 잘했다. 국가 세금을 물건 대신 쌀로 받는 대동법을 실시하여 조세의 폐단을 줄였다. 하지만 경희궁(경덕궁) 궁궐 공사를 강행하고 계모 인목대비를 내쫓아 패륜적 행위를 하다 쫓겨난다.
4. 멀쩡한 청와대를 두고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고 국민 혈세 878억을 들여 영빈관을 새로 신축하겠다며 수혜자가 국민이라고 한다. 청와대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역사를 간직한 상징적 공간이다. 5년 임기 대통령이 국민의 동의도 없이 함부로 폐쇄하고 관광지로 만들었다. 대통령실을 국방부로 옮겨 여러 기관이 연쇄적으로 이동해야 하고, 이전 비용만 1조원 이상 혈세를 쓰고 있다. 이로 인해 국방 공백이 생기고, 재난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외빈 접견과 각종 행사 지원에 차질이 생겨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5. 대통령의 무게는 막중하다. 대통령은 세계질서의 변화와 경제의 흐름도 통찰해서 국가가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세계 경제는 미국 중심의 세계화가 막을 내리고 있고,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거품경제가 사라져 위기에 처해 있다.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등에 투자한 사람들의 비명이 날로 높아지고 물가는 끝 모르고 오르고 있다. 기후위기로 기업경영 자체가 친환경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축소하고 원전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니 세상의 큰 흐름을 모른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1년 기준 7.5%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30%)에도 미치지 못한다.
6. 대통령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해야 하고 문제 해결 방향과 방법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여러 사람에게 구하고 설득하며 국민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대통령이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으니 국민으로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