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재미있는 논어읽기 154]

【17-13】 446/498 향원은 덕을 해치는 사람

by 백승호

【17-13】 446/498 향원은 덕을 해치는 사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을에서 모두 진실하다고 하는 사람(위선자)은 덕을 해치는 사람이다.”라고 하셨다.

子曰鄕原은 德之賊也니라

자왈향원은 덕지적야니라


【해설】

겉으로는 번지르르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향원은 덕을 해치는 큰 도적이다. 향원은 사이비 위선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못이 별로 없는 사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늘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제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 향원이다. 향원은 시류에 영합하고 주견이 없는 사람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고 하는 사람, 누구나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받는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옳고 그름보다 좋은 게 좋다는 사람, 양시양비론을 내세워 분별이 명확하지 않은 기회주의자들이 향원이다. 향원은 삶의 원칙보다 상황을 중시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공동체 전체에 해로움을 끼치는 사람이다. 그래서 공자는 이러한 사람을 덕을 해치는 존재라고 했다.



【17-14】 447/498 도청도설은 덕을 버리는 사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길에서 들은 말을 길에서 떠드는 사람은 덕을 포기한 사람들이다.”라고 하셨다.

子曰道聽而塗說이면 德之棄也니라

자왈도청이도설이면 덕지기야니라


【해설】

1.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가짜 뉴스는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구전이었다. 소문이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갔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 중에는 사실인 것도 있지만 거짓도 많았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새로운 미디어와 사회관계망(SNS)이 발달하니까 좋은 정보도 많지만, 가짜 뉴스나 허위정보도 넘쳐난다.

2. 오늘날에도 소위 ‘찌라시(낱장광고)’ 정보에 현혹되는 사람도 많다. 가짜 뉴스는 항상 거짓을 만들어 사람들의 생각을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즉 여론을 조작하여 자신이 유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많다. 믿을 만한 신문에 나온 것도 일정한 프레임이 있고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호도하기도 한다. 1945년 12월 27일 『동아일보』는 제1 면에 “소련蘇聯은 신탁통치주장信託統治主張 소련蘇聯의 구실口實은 삼팔선분할점령三八線分割占領 미국米國은 즉시독립주장卽時獨立主張”이라는 기사가 났다. 이 기사는 가짜 뉴스였다. 가짜 뉴스는 여론을 호도한다. 신탁통치를 찬성하면 소련과 친하고 이는 공산주의자이고 매국노라는 프레임을 씌워 우리 민족 문제 해결을 방해했다. 이러한 가짜 뉴스를 보도한 것은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이었다. 신탁 반대하는 사람은 소련을 반대하는 반공주의자고 애국자라는 논리를 편다. 반탁운동에 친일파들이 합류하여 사회는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다. 신탁통치안은 처음에 미국이 제시했다. 보도가 나온 뒤 우리 민족은 극심한 분열이 일어난다. 찬탁을 했던 사람들은 좌파와 중도파였고 반탁을 주장했던 사람은 우파인 이승만 김구였다. 여운형과 김규식은 좌우 합작위원회를 통해 민족이 협력하여 통일 임시정부를 수립하려고 했다. 하지만 좌우합작위원회는 실패한다. 1947년 7월 19일 여운형은 암살되고 한반도의 운명은 유엔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1948년 2월 유엔 소총회에서 남한만의 단독 선거 안이 가결된다. 김규식과 김구는 1948년 4월 19일~4월 30일까지 분단을 막기 위해 북한으로 가서 김일성, 김두봉과 함께 남북협상을 한다. 하지만 서로의 견해 차이만 확인한다. 남한에서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되고 북한에서는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수립되어 남북은 분의 길로 갔고 1950년 6월 25일 동전 상잔의 비극을 겪어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 후 지금까지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좌우 진영 대립과 가짜 뉴스와 왜곡 보도로 인한 잘못된 판단은 개인과 민족, 우리 공동체 전체에 아픔을 주고 있다. 2021년 한강 의대생 사망사건을 둘러싼 여러 보도도 진실규명보다 일부 언론과 유튜버들이 상업적 이익을 노리고 가짜 뉴스를 생산하여 진실 판단을 잘못하거나 음모론을 확산하게 했다.

도청도설이 난무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사실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판단을 제대로 하려면 주장과 근거가 타당한지 따져 묻고 질문을 하여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주어진 정보의 사실과 의견을 분별하는 문해력을 길러야 가짜뉴스에 속지 않고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음의 힘 맹자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