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 451/498 사이비와 말재주꾼이 나라를 망친다.
공자 말씀하시기를, “검붉은 자주색이 붉은색을 빼앗는 것을 미워하며, 정나라 음란한 음악이 아악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말재주를 부리는 사람이 나라를 전복하는 것을 미워한다.”라고 하셨다.
子曰惡紫之奪朱也하며 惡鄭聲之亂雅樂也하며 惡利口之覆邦家者하노라
자왈오자지탈주야하며 오정성지란아악야하며 오이구지복방가자하노라
【해설】
1. 붉은색은 광채가 빛나는 정색이고, 자색은 검붉은 중간색이다. 중간색이 정색의 광채를 빼앗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향원이라는 사이비 군자가 덕을 해치는 것을 싫어하는 마음과 같다. 사이비는 같은 것 같은데 아니라는 말이다. 항상 사이비가 진짜를 가리기 때문에 문제이다. 음악도 진짜 아악이 우아하고 좋은데 음란하고 자극적인 정나라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한다. 눈앞의 쾌락과 자극에 빠르게 반응하고 이미지와 사랑에 빠지는 현대인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말 재주꾼은 말은 잘하지만, 가만히 그 말을 생각해보면 이치에 맞지 않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사람들의 생각을 혼란스럽게 한다.
2. 이명박 정권 때 4대강 사업에 찬성했던 사람들은 온갖 말로 살아 있는 4대강을 죽이면서 ‘4대강 살리기’라는 말을 하여 사람들의 판단을 흐렸고 국민 혈세 낭비, 환경파괴 등을 했다. 최근 우리 사회의 모습은 부조리한 사회 그 자체다. 안상훈 시민사회 수석은 ‘돌봄, 요양, 교육, 고용, 건강 등 분야에서는 서비스 복지를 민간 주도로 고도화한다.’라고 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복지를 민간 기업이 운영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즉, 복지를 민영화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할 일을 개인 회사에게 맡기면 민간 기업은 이런저런 비용을 제외하며 복지 대상에게 돌아가야 할 서비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취약계층은 더욱 힘들어진다. ‘약자 복지’, ‘민간주도 고도화’라고 겉으로 말하지만 속으로는 민영화를 하는 것이다. 교묘한 말로 거짓을 포장하는 것이 곡학아세고 세상 사람을 속이는 혹세무민이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사회적 약자 지원을 늘렸다고 세계만방에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취약계층의 예산은 삭감하고 부자 감세는 5년간 60 조원을 한다고 했다. 청와대 이전 비용 1조 원 이상 들이면서 취약계층 예산을 삭감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겉으로는 자유, 공정, 상식, 정의와 같은 보편적이고 그럴듯한 공적 가치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주관적인 사적 가치에 종속시켜 불공정하고 몰상식하며 불의로 가득하여 불합리한 것을 합리화하고 있다.
3. 사이비 향원이 가득한 세상이 되어가고, 이를 비판해야 할 지식인과 언론은 한패가 되어 개인의 욕망 추구에 여념이 없다. 가짜를 잘 분별하는 안목과 식견을 지녀야 속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을 판단할 때도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말재주를 부리는 사람을 경계하고 향원을 잘 헤아려야 본질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