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2-11】 18/260 백성이 기뻐하는 전쟁?
제나라가 연나라를 정벌하여 빼앗자, 제후들은 연나라를 구해 주려고 꾀하였다. 제나라의 선왕이 “제후들 가운데서 과인을 치려는 자가 많은데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대답하였다.
“제가 듣건대 사방 70리 작은 나라를 가지고 천하를 다스렸다는 말은 들었는데 탕 임금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방 천 리의 땅을 가지고 남을 두려워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서경』에 말하길 ‘탕 임금 최초의 정벌은 갈나라로부터 시작되었다’라고 했습니다. 천하가 모두 탕 임금을 믿었습니다. 그가 동쪽을 정벌하면 서쪽의 오랑캐가 원망하였고, 남쪽을 정복하면 북쪽의 오랑캐가 원망하여 ‘왜 우리를 뒤로 미루는가!’라고 하였습니다. 백성들의 소망이 마치 가뭄에 구름이 일어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탕 임금이 쳐들어가도 시장으로 장사하러 가는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지 않았고, 밭갈이하는 사람은 그대로 밭갈이했습니다. 그들 나라의 포악한 임금을 죽이고 백성을 위로해 준 것이니, 이는 마치 때맞추어 비가 내려서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는 것과 같습니다. 『서경』에서는 이르기를, ‘우리 임금님 오시기 기다리는데, 임금님이 오시어 우리는 살아났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연나라의 임금은 몹쓸 정치를 하여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왕께서 가서 정벌하시자 그곳 백성들은 자기들을 물불 같은 재난 속에서 구해 줄 그것으로 생각하여 대그릇에 담은 밥과 항아리에 마실 것을 담아 왕의 군대를 환영하였습니다. 만약 그들의 부형을 죽이고 그들의 자제들을 묶어가고, 종묘를 헐고 그들의 보물을 빼앗아 간다면 어찌 그것을 옳다고 하겠습니까?
천하의 제후들은 원래부터 제나라의 강대함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지금 또 연나라까지 합쳐서 땅이 곱절이나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어진 정치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온 천하의 군대를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빨리 명령을 내려서 포로로 잡은 노약자들을 돌려보내시고, 보물을 전과 같이 제자리에 갖다 두고, 연나라의 백성들과 상의해서 새 임금을 세워 준 뒤에 군사를 철수하신다면, 오히려 제후들의 연합군들이 공격하는 것을 미리 막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齊人이伐燕取之한대 諸侯將謀求燕이러니 宣王이曰 諸侯多謀伐寡人者하니 何以待之잇고 孟子對曰 臣은聞七十里로 爲政於天下者는 湯이是也니 未聞以千里로 畏人者也케이다 書에曰 湯이一征을 自葛로始하대 天下信之하야 東面而征에 西夷怨하며 南面而征에 北狄이怨하야 曰 奚爲後我오하야 民이望之호대 若大旱之望雲霓也하야歸市者不止하며 耕者不變이어늘 誅其君而弔其民하신대 若時雨降이라 民이大悅하니 書에曰 徯我后하다소니 后來하시니 其蘇라하니이다 今에燕虐其民이어늘 王이往而征之하시니 民이以爲將拯己於水火之中也라하야 簞食壺漿으로 以迎王師어늘 若殺其父兄하며 係累其子弟하며 毁其宗廟하며 遷其重器하면 如之何其可也리오 天下固畏齊之彊也니 今又倍地而不行仁政이면 是는動天下之兵也니이다 王速出令하사 反其旄倪하시며 止其重器하시고 謀於燕衆하야 置君而後에 去之則猶可及止也리이다
제인이벌연취지한대 제후장모구연이러니 선왕이왈 제후다모벌과인자하니 하이대지잇고맹자대왈 신은문칠십리로 위정어천하자는 탕이시야니 미문이천리로 외인자야케이다 서에왈 탕이일정을 자갈로시하대 천하신지하야 동면이정에 서이원하며 남면이정에 북적이원하야 왈 해위후아오하야 민이망지호대 약대한지망운예야하야 귀시자불지하며 경자불변이어늘 주기군이조기민하신대 약시우강이라 민이대열하니 서에왈 혜아후하다소니 후래하시니기소라하니이다 금에연학기민이어늘 왕이왕이정지하시니 민이이위장증기어수화지중야라하야 단식호장으로 이영왕사어늘 약살기부형하며 계루기자제하며 훼기종묘하며 천기중기하면 여지하기가야리오 천하고외제지강야니 금우배지이불행인정이면 시는동천하지병야니이다 왕속출령하사 반기모예하시며 지기중기하시고 모어연중하야 치군이후에 거지즉유가급지야리이다
국가는 백성을 위해 존재하고, 군주도 백성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므로 백성이 국가의 근본이다. 전쟁도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백성을 희생하지 않아야 한다. 다른 나라의 포악한 임금을 죽이고 백성을 구하고 위로해 주는 전쟁은 때맞추어 비가 내려서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는 전쟁이다. 이러한 전쟁은 명분이 있는 정의로운 전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전쟁을 할 때 이러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전쟁을 싫어하는 것이다. 명분과 실제는 어긋나는 것이 많다.
상대국 백성의 뜻을 존중하고 합병을 할 때도 백성의 뜻에 따라야 한다. 맹자는 어진 정치를 실행하여 노약자들을 돌려보내고, 보물을 전과 같이 제자리에 갖다 두고, 연나라의 백성들과 상의해서 새 임금을 세워 준 뒤에 군사를 철수해야 제후 연합군들의 공격하는 것을 미리 막을 수가 있다고 충고한다. 전쟁보다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