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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맹자 20]

【01-02-12】 19/260 어진 정치가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

by 백승호

【01-02-12】 19/260 어진 정치가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

추나라가 노나라와 전쟁을 일으켰다.

노나라 목공이 물었다.

“전쟁에서 우리 편의 지휘관이 33명이나 죽었는데도 백성들은 누구 하나 상관을 위해서 죽은 자가 없습니다. 이들을 죽이자니 이루 다 죽일 수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윗사람의 죽음을 보고도 구하지 않은 것이니,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흉년이나 기근이 들었던 해에 임금의 백성 중에서 노약자는 죽어서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져 뒹굴고, 젊은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가 버리는 자가 몇천 명이나 됩니다. 그러면서도 임금의 곡식 창고 속에는 곡식이 가득 차고, 보물 창고에는 보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 중에 이것을 꺼내어 백성을 구하자고 간청하지도 않았습니다. 이것은 윗사람이 게을러서 아랫사람을 해친 것입니다. 증자는 말하기를,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너한테서 나온 것은 너한테로 돌아간다’라고 했습니다. 백성들은 이제야 자신들에게 당한 것을 갚은 것이니 임금님께서는 그들을 탓하지 마십시오. 만약 임금께서 어진 정치를 행하시면 백성들도 윗사람들을 친하게 여기고 윗사람을 위해서 죽을 것입니다.”


【양혜왕-하-12】

鄒與魯鬨이러니 穆公이問曰 吾有司死者 三十三人이로대 而民은莫之死也하니 誅之則不可勝誅오 不誅則疾視其長上之死而不求하니如之何則可也잇고 孟子對曰 凶年饑歲에 君之民이老弱은 轉乎溝壑하고 壯者는 散而之四方者 幾千人矣오 而君之倉廩이實하며 府庫充이어늘 有司莫以告하니 是는上慢而殘下也니 曾子曰 戒之戒之하라出乎爾者 反乎爾者也라하시니 夫民이今而後에 得反之也로소니 君無尤焉하소서 君行仁政하시면 斯民이 親其上하야 死其長矣리이다

추여로홍이러니 목공이문왈 오유사사자 삼십삼인이로대 이민은 막지사야하니 주지즉불가승주오 불주즉질시기장상지사이불구하니 여지하즉가야잇고 맹자대왈 흉년기세에 군지민이노약은 전호구학하고 장자는 산이지사방자 기천인의오 이군지창름이실하며 부고충이어늘 유사막이고하니 시는상만이잔하야니 증자왈 계지계지하라 출호이자 반호이자야라하시니 부민이금이후에 득반지야로소니 군무우언하소서 군행인정하시면 사민이 친기상하야 사기장의리이다


【해설】

1. "너한테서 나온 것은 너한테로 돌아간다"는 만고의 진리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뿌린 대로 거둔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듯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늘 생각하며 나쁜 인연을 만들지 말고, 나쁜 업을 쌓지 않아야 한다. 당하면 갚고자 하고, 베풀면 주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싸움은 또 다른 싸움을 부르고 다툼은 또 다른 다툼을 부른다. 전쟁은 복수를 낳고 복수는 죽음을 부른다.

2. 인류는 수많은 전쟁을 하며 많은 사람을 죽이고 증오하며 살고 있다. 전쟁의 명분은 다양했다. 종교를 내세워 전쟁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거나 경제적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쟁을 하기도 했다.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여 전쟁을 했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지기키 위해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것을 정당화하고 명분으로 내세워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전쟁을 일으켜 무고한 생명을 빼앗기도 했다. 지배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세계 여러 곳에서 서로 목숨을 빼앗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3. 두 나라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쟁을 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군사를 동원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협상하거나 조정하고 양측의 의사소통하면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군사력을 동원하면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다. 백성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활인(活人)의 덕을 발휘하는 것이 어진 마음이다. 어진 마음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4.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시신이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져 뒹굴고, 젊은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부모 잃은 아이들은 울부짖고 있다. 우리나라도 남북한이 휴전상태다. 누군가가 '선제타격'을 말하며 전쟁을 하겠다는 말을 쉽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한반도 전체가 전쟁의 불구덩이에 빠지면 내 가족과 이웃이 목숨을 잃고 장애인이 된다. 전쟁은 정치인이 일으키지만 젊은 청년들이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고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다. 선제타격과 전쟁을 쉽게 말하며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활인(活人) 보다 살인(殺人)을 외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너한테서 나온 것은 너한테로 돌아간다”는 말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전쟁은 어떤 경우에 해서는 안 된다.

5. 한반도에 전술핵을 보유하고 핵개발을 해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 1992년 비핵화 공동선언 이후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했다. 한반도에 핵을 보유하려면 핵확산 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고 경제는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동북아시아에 핵 도미노를 촉발하여 심각한 핵 불안에 시달릴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위험 때문에 전술핵 보유에 대하여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 인사 일부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전술핵에 대한 이야기는 무책임하다”라고 말한 것도 핵확산의 위험 때문이다.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을 결정해도 한반도 어느 곳에 배치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할 것이다. 또한 전술핵을 우리가 운용할 수도 없다.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이런 무책임한 말만 하는 정치인들은 전술핵보다 탄핵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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