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대학 08]

-법의 지배와 법을 이용한 지배

by 백승호

전4장 근본과 말단

【04-01】 21/65 사후 대책보다 사전 예방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송사를 듣고 판결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같으나, 반드시 송사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하셨으니, (판결하는 사람이) 진실을 제대로 잘몰라서 자기 말을 함부로 다 할 수 없는 이유는 백성들의 뜻을 크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일컬어 근본을 안다고 하는 것이다.

子曰 聽訟이 吾猶人也나 必也使無訟乎인저하시니 無情者 不得盡其辭는 大畏民志니 此謂知本이니라

자왈 청송이 오유인야나 필야사무송호인저하시니 무정자 부득진기사는 대외민지니 차위지본이니라


【04-02】 22/65 근본을 아는 것

이것을 일컬어 근본을 안다고 하는 것이다.

(此謂知本)

차지지본

정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쓸데없는 글(군더더기)이다.” 하셨다.

程子曰衍文也라

정자왈연문야라

右傳之四章 釋本末


【해설】

법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규칙이다. 즉,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구성원들이 서로 합의한 것이다. 사회적 합의 과정은 형식적 정당성을 가져야 하고 또한 내용이 적절하며 인류 보편적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실질적 정당성도 있어야 한다. 합의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를 지닌다는 것은 구성원이 강제적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그리고 특정 목적이나 일부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한 법이라야 정당성이 있다. 그러므로 법은 강자를 위한 법이 아니라 약자를 보호하며 공동체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정당성을 갖춘 법을 통해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법치주의다.

법치주의는 법에 따른 지배(rule of law)를 하는 것이다. 즉,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가를 다스리는 것이다. 국가나 권력자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거나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할 때에는 반드시 국민투표로 만든 헌법이나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따라 통치행위를 해야 한다. 즉, 사법·행정작용은 반드시 법률에 따라서 시행하는 것이 법치주의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법치주의보다 법을 이용한 지배(rule by law)라 할 수 있다.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나 사법부의 책임을 맡은 판사가 법에 의한 지배를 하지 않으면 무법천지나 다름없다. 대통령이 시행령을 남발하거나 거부권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법치주의가 아니다. 판사가 양심에 따라 판결하지 않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판결하는 것은 법치주의라 할 수 없다.

정치검찰과 정치판사에 대한 불신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보고 날마다 겪고 있다. 선량한 다수의 국민은 법을 지키며 살아간다. 하지만 부패한 법기술자들은 나쁜 법으로 자신의 재산과 권력을 지키고 살아간다. 검찰, 판사 등 사회 심판관이 썩었는데 사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작은 잘못은 때려잡고 큰 잘못을 봐주는 판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다. 버스기사가 800원 가져간 것은 유죄판결을 내리고, 공무원이 선물세트 6만 원 받은 것도 유죄, 조민 장학금 600만 원 받은 것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곽상도 아들이 50억 받은 것은 무죄 판결을 했다. 비상식과 몰상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불법 탈법 만능시대, 법기술자 전성시대이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고 판사가 판결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정의는 실현되지 않는다. 진정한 법치는 권력자의 불법과 탈법을 막고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이 검찰과 사법부의 부패와 탐욕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고 검찰권의 행사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사법부의 구성과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법부 불신은 증가하고 법치의 근본은 무너질 것이다. 검찰 전성시대는 곧 검찰의 위기, 사법부 전체의 위기지만 대한민국 전체에 기회가 될 것이다. 역사는 늘 작용과 반작용으로 진보한다는 것이 역사의 진리이다.

검찰과 사법부의 독재를 끝내고 검찰권과 사법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더욱 굳건하게 해야 한다. 불공정 몰상식 시대에 억울하게 살지 않으려면 검사와 판사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억울한 송사를 막을 수 있고 약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다. 억울한 사람이 법에 호소해도 법을 집행하는 과정이 불공정하고 몰상식하면 억울한 사람은 더 많아질 것이다.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이고 송사는 말단이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권력은 부패하고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권력자나 대통령은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의거하여 법치를 제대로 해야 한다. 또한 생계범죄나 송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여 사회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형벌은 목적은 처벌보다 교화에 있다. 엄하게 처벌한다고 범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사형제도가 있고 형벌을 강하게 하더라도 범죄는 계속 일어난다. 범죄의 원인은 개인에게도 있지만 사회 구조적 문제도 있다.

따라서 법률로써 형벌을 강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선 범죄의 원인이 사회에 있다면 사회제도를 보완하여 범죄를 근원적으로 줄여야 한다. 또한 국민 스스로 법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화를 통해 국민을 인도하고 예의와 염치를 알게 하여 품격 높은 삶을 살아가게 해야 한다. 덕치와 예치는 이상적이라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또한 법으로 규제하거나 형벌 강화로 범죄를 억제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정치 권력자가 솔선수범하여 법을 지키고,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진정한 법치를 해야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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