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12, 중용에서 귀신이란 무엇인가?]

-공자가 말한 귀신이란 우주의 질서와 원리를 상징하는 것이다.

by 백승호

제16장 유가의 귀신론

【16-01】 40/130 귀신의 덕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귀신의 덕 됨이 성대하구나!

子曰 鬼神之爲德은 其盛矣乎인저

자왈 귀신지위덕은 기성의호인저


【해설】

1. 짧은 글은 해석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지만 더 어려울 때가 많다. ‘귀신의 덕 됨이 성대하구나’는 아주 짧지만 해석이 어렵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귀신은 무엇인가? 귀신이 있는가? 공자가 말한 귀신이란 무엇이었을까? 여러 생각을 하면서 30년 이상 생각을 해 보았다.


2. 지금처럼 자연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에 유가의 인식과 인간관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오늘날의 관점에서 귀신을 생각해 보았다. 현미경이 없는 시절,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에 대한 인식은 직관적으로 말한 것이 귀신이다. 귀신은 고스트(Ghost)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신묘하다는 의미이다. 신묘하다는 것은 우주와 세상,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관은 우주와 자연, 그리고 생명에 대한 직관과 통찰을 통해 형성되었을 것이다.


3. 귀신도 그러한 직관으로 통찰한 사유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귀신의 덕이 성대하다’는 것은 세상에 귀신이 미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정이천은 ‘귀신은 천지에 힘써 다스려(공용功用) 조화를 이루어 자취를 드러낸다.’라고 하였다. 주자는 “두 기운으로 말하면 귀(鬼)는 음(陰)의 영(靈)이요, 신(神)은 양(陽)의 영(靈)이며, 한 기운으로 말하면 이르러 펴져 신(神)이 되고, 되돌아가 귀(鬼)가 되니, 그 실제는 한 물건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즉, 귀신은 음양의 조화로 사물과 사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4. 우주의 탄생은 카오스인 무극에서 코스모스인 태극이 되어 음양의 조화로 만물의 기에 깃들어 작용한 데서 비롯되었다. 귀신을 음양의 관점으로 이해한 것은 양자역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양자역학(量子力學)은 원자 분자 등 미시적인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현대물리학의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핵은 전자 질량의 2000배나 되는 중성자와 양성자가 핵력으로 결합해 있다. 전자와 전자가 서로 접근하면 빛인 광자를 방출하거나 흡수한다. 빛인 광자는 입자와 파동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원자의 결합 중 이온 결합은 금속 양이온과 비금속 음이온이 결합하여 광물을 이룬다. 광물은 대부분 이온결합인데,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소금도 광물이다. 소금은 금속 양이온인 나트륨이온과 비금속 음이온인 염소이온이 결합한 것이다. 원자의 공유결합은 비금속 원자와 비금속 원자가 결합한 것이다. 이러한 공유결합은 분자를 만들고, 모든 생명은 세포 속의 분자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세포 속에는 10만 종류가 넘는 단백질은 분자를 이루어 생명을 살아가게 한다.


5. 하늘의 햇빛은 광자 다발인데 수증기와 결합하여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려 뭇 생명을 살린다. 물은 수소와 산소가 결합된 것이다. 물이 땅에 흐르면 생명이 살아난다. 땅의 흙은 물과 광물, 공기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생명은 피어나며 식물이 자라고 곤충이 살아움이며, 새는 곤충과 식물 열매를 먹고 날고, 물고기는 물속의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살며 헤엄친다.

모든 만물은 음양의 조화이다. 그래서 귀신의 덕은 지극하다고 하는 것이다. 귀신은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고, 귀신은 정성(精誠)스러우며 보이지 않아 은밀하다. 귀신은 하늘과 땅, 그리고 모든 사물과 사람 사이에서 상호작용하여 생명을 살아가게 한다.


6. 중용의 귀신론은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에 대한 인식을 직관적으로 말한 것이다. 크고 넓은 우주는 상대성 원리로 설명한다. 아주 작아서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는 양자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중용의 귀신론은 양자역학에서 설명하려는 불연속성, 비결정성, 비국지성을 그 당시의 인식론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궤도와 차원은 불연속적이고, 물질과 에너지는 비결정적이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상호작용한다고 말한다. 눈으로 볼 수 있고 존재하는 ‘현상’은 설명할 수 있다. 그 현상을 존재하게 하는 미시세계는 보이지 않지만 입자나 파동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가능하다. 모든 물질은 눈으로 보이는 외재적 질서가 있고, 이 외재적 질서는 보이지 않는 내재적 질서에 의해 상호작용하여 현상으로 드러난다. 따라서 외재적 질서와 내재적 질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대립하거나 모순되는 듯하지만 융합하고 화합하며 조화를 이루며 현상으로 존재한다.


7. 이처럼 귀신은 만물을 융합하며 우주와 자연 질서를 조화롭게 하며 인간세상을 화합하게 한다. 모든 생명체에 귀신이 작용하여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인 전자, 양성자, 광자가 상호작용하여 생기게 했고, 살아가게 한다. 만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햇빛과 물, 땅이 필요하다. 눈으로 보이는 햇빛은 광자이고 물은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고 토양은 광물, 물, 공기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외적질서와 보이지 않는 내적질서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만물은 융합하게 하여 균형을 이루며, 인간은 그 본질을 잘 헤아려 사회질서를 조화롭고 균형되게 하여 더불어 살아가게 한다. 귀신은 모든 이치의 원리이며 질서를 부여하는 상징적 존재이다. 그래서 귀신의 덕은 성대한 것이다. 이 성대한 덕을 인간이 존중하며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중용의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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