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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Feb 22. 2024

[중용 18. 단단한 관계를 만드는 방법]

-효와 제사의 현대적 의미는 이해와 공감을 배우는 일이다. 

제19장 무왕과 주공의 효성

【19-01】 53/130 효의 달인 무왕과 주공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왕과 주공은 효에 통달하셨구나!

子曰 武王周公은 其達孝矣乎신저

자왈 무왕주공은 기달효의호신저     


【19-02】 54/130 효의 본질은?

무릇 효라는 것은 돌아가신 조상의 뜻을 잘 계승하고 조상의 일을 잘 서술하는 것이다.

夫孝者는 善繼人之志하며 善述人之事者也니라

부효자는 선계인지지하며 선술인지사자야니라     


【해설】

 단단한 관계는 서로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첫 만남은 우연이지만 지속적인 만남은 노력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인 사랑이나 헌신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한다. 서로 실망하거나 지치지 않고 함께 오래가는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것은 서로의 노력에 달려있다. 부모는 자식을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의 뜻을 받들어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 행복한 가족관계를 만들 수 있다. 예전처럼 효를 강요하는 사회는 아니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부모님의 뜻을 받들려고 하는 마음 가짐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끼리 서로 인정하며 존중하는 마음은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와 자식은 친하게 지내는 방법은 부모의 사랑과 자식의 효라는 것이다. 부모님이나 조상의 좋은 뜻을 잘 계승하여 삶의 슬기와 바탕으로 삼고 행복하게 살아가면 된다. 


【19-03】 55/130 제사의 본질

봄과 가을에는 조상의 사당을 수리하고 제기를 진열하며, 조상의 의상을 잘 펼쳐두고 제철에 나는 음식을 바친다.

春秋에 其祖廟하며 陳其宗器하며 設其裳衣하고 薦其時食하니라

춘추에 기조묘하며 진기종기하며 설기상의하고 천기시식하니라     


【19-04】 56/130 종묘제례

종묘의 예는 소와 목의 차례를 밝혀 신위 정하는 것이다. 벼슬을 차례대로 하는 것은 신분의 귀천을 분별하는 것이다. 일을 차례대로 하는 것은 현명함을 분별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을 음복 술을 마실 때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위하는 것은 천한 사람에게까지 은혜를 미치게 하는 것이다. 제사 지낸 뒤 머리 색깔대로 앉는 것은 나이대로 차례를 정하기 위한 것이다.

宗廟之禮는 所以序昭穆也요 序爵은 所以辨貴賤也요 序事는 所以辨賢也요 旅酬에 下爲上은 所以逮賤也요 燕毛는 所以序齒也니라

종묘지례는 소이서소목야요 서작은 소이변귀천야요 서사는 소이변현야요 여수에 하위상은 소이체천야요 연모는 소이서치야니라      

【19-05】 57/130 제례의 본질

선조의 자리에서 제례를 행하며, 예에 따라 선왕의 음악을 연주하며, 선왕이 높이던 사람을 공경하며, 선왕이 친하게 여긴 사람을 아끼며, 죽은 사람을 섬기는 것을 마치 산 사람 섬기듯 하며, 없는 사람 섬기기를 마치 살아있는 사람 섬기듯 하는 것이 효의 지극 함이다.

踐其位하야 行其禮하고 奏其樂하며 敬其所尊하고 愛其所親하며 事死如事生하고 事亡如事存이 孝之至也니라

천기위하야 행기례하고 주기락하며 경기소존하고 애기소친하며 사사여사생하고 사망여사존이 효지지야니라      

【19-06】 58/130 교사례와 종묘의 례

천신과 지신에게 제사 지내는 예는 상제를 섬기기 위함이다. 종묘에 제사 지내는 예는 자기 조상에게 제사 지내려는 까닭이다. 교제와 사제의 예와 천자가 종묘에 지내는 체제사, 가을에 선조에게 제사 지내는 상제사의 뜻에 밝으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손바닥 보는 것처럼 쉬울 것이다.”

 郊社之禮는 所以事上帝也요 宗廟之禮는 所以祀乎其先也니라 明乎郊社之禮와 禘嘗之義면 治國은 其如示諸掌乎인저  

 교사지례는 소이사상제야요 종묘지례는 소이사호기선야니라 명호교사지례와 체상지의면 치국은 기여시제장호인저.      


【해설】

 요즘은 제사를 간단하고 소박하게 지내거나 지내지 않는 집안도 늘어가고 있다. 우리 세대가 지나면 제사는 거의 사라질 것이다. 시대의 변화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제사 때문에 가족 간 갈등을 겪는다면 지내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래서 요즘은 종가에서도 간소한 제사를 지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음식을 많이 차리고 절차를 중시하는 것이 제사의 본질은 아니고 가족 간 화목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제사를 지내는 목적과 의미를 말하고 있다. 제사의 목적은 지극한 정성으로 조상을 모시는 것이다. 제사의 의미는 제사를 지내며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며 삶의 방향을 바로잡아 살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한다. 조상의 뜻을 잘 이어받아 계승하는 것이 제사의 의미이다. 봄과 가을에는 묘를 수리하고, 선조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살펴보고 의복을 정리 정돈하기도 하고 제철 음식으로 정성을 다하여 제사를 모신다. 

 제사를 지낼 때 벼슬에 따라 잔을 바치는 순서를 정하고 일을 맡은 사람은 제사를 진행한다. 제사를 담당하는 종관, 축문을 담당하는 축관,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유사 등이 각자의 역할을 다한다. 

 제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체감을 느끼고 친척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사회적 관계에서 행해야 할 예를 배우기도 한다. 오늘날은 제사의 목적과 의미가 퇴색되었지만 조상의 얼을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생각해 보고, 가족 공동체와 사회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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