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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Apr 26. 2024

[왜 51. 우리말을 살려야]

부산강서구청 마을이름을 외국어로 짓겠다는 얼빠진 사람들을 보고

김수업 선생님은 “사람에게 가장 몹씁 병은 제 스스로를 제가 업신여기는 병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 겨레의 말과 글을 업신여기고 짓밟는 얼빠진 사람이 있고 

곱고 바르고 예쁜 우리말을 살리는 알찬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자말로 우리말을 없애더니 이제는 외국어로 우리말을 없애려 합니다. 

한자말 백(百)은 ‘온’을 없앴고, 천(千)은 ‘즈믄’을, 만(萬)은 ‘골’을, 억(億)은 ‘잘’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부산 강서구청은 마을 이름을 ‘에코델타동’ ‘뉴델동’ ‘리버델타동’으로 짓겠다고 하여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이 이름을 지으려는 까닭은 “그냥 제 생각에는 요새 세계화 추세에 전국으로 처음인데 그냥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얼빠진 생각입니다. 

아무리 세계화 추세라고 하지만 우리말을 버리고 외국어를 쓰는 게 세계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를 업신여기는 몹쓸 병입니다.      


말에서 삶의 꽃이 피어납니다. 

제가 살고 있는 파주 운정 신도시의 마을 이름은 고운 우리말로 지었습니다. 

산내마을은 나무가 울창한 산골 안 마을이라는 뜻이고

해솔마을은 해가 걸린 소나무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가람마을은 강이 있는 마을이라는 말이고

한울마을은 함께 살아온 큰 울타리 마을이고

한빛마을은 환하고 큰 빛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운정 3 지구 마을 이름은

초롱꽃마을, 별하람마을, 해오름마을, 물향기마을 등 예쁜 이름을 지었습니다.     


세종(世宗) 시도 세상(世)의 마루(宗) 답게 우리말을 으뜸으로 잘 지었습니다.

공원이름은 숲바람, 호려울뜰, 물빛광장, 깁가람, 모개뜰, 여울목, 물빛찬, 부엉 뜰, 아침뜰, 한솔뜰, 참샘, 가득 뜰, 해든뜰, 오가낭뜰입니다. 

유치원과 학교이름도 참샘, 한솔, 도담, 미르, 가온, 양지, 고운, 두루, 슬기, 온빛, 보람, 새샘, 소담, 늘봄, 여울, 글벗, 한빛, 보람, 새뜸, 가득, 다빛으로 쓰고 있습니다. 

다리이름은 학나래, 한두리, 햇무리, 아람찬, 금빛노을, 보롬교입니다.      


이처럼 우리말과 글을 살리면 얼마든지 좋은 느낌과 깊은 생각을 살릴 수 있고

고운 뜻과 올곧은 얼을 살려낼 수 있습니다.      

느낌과 생각도 없고 얼빠진 외국어 투성이로 마을 이름을 짓지 말고

우리말의 향기와 빛깔을 담아 우리 삶을 살리는 고운 말을 짓고 불러야

기분 좋고 보람차며 가치 있고 값진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말을 찾아보면 좋은 말이 많습니다. 

가람 : 강(江)의 옛말

가온 : 세상의 가운데, 중심

꽃가람 : 꽃이 있는 강

나래 : 날개의 또 다른 말

나리 : 백합의 순우리말

난새 : 하늘을 나는 새

난슬 : 빼어난 슬기로움

날샘 : 힘차게 솟아날 샘

내담 : 힘차게 나아가라

누리 : 세상, 세계를 누려라

늘봄 : 언제나 봄처럼 활기차고 새롭게

늘빛 : 언제나 빛나는 아이

다솜 : 사랑하다는 뜻의 옛말

다슬 : 모든 일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라는 뜻

도담 :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

들샘 : 들에서 솟는 샘

들찬 : 들판에 가득 찬

라온 : '즐거운'이라는 의미

로운 : ~롭다 라는 뜻의 순우리말

마루 : 으뜸, 정상, 꼭대기라는 뜻

미리내 : 은하수라는 뜻

미르 : 용이라는 뜻

벼리 : 근본이나 뼈대

별글 : 별처럼 아름답고 빛을 내는 글

별솔 : 별처럼 빛나는 소나무

별하람: 별과 하늘과 사람 세 낱말을 합친 말 

빛솔 : 빛처럼 밝게, 소나무처럼 푸르게

새결 : 새로운 물결

새길 :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라는 의미

새꽃 : 새로 핀 꽃

새롬 : 새로움을 줄인 말

새론 : 새로운을 줄인 말

새봄 : 새로운 봄날

새솔 : 새로 난 소나무의 푸르름

샛별 : 금성의 순우리말, 새별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음

세리 : 큰 뜻을 세우고 살아가다. 

슬기 :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달으며 사물을 처리하는 방도를 옳게 잘 생각해 내는 재간이나 능력

슬미 : 이런저런 사정을 두루 살펴서 올바르고 그릇된 바를 제대로 가늠하여 올바름을 북돋우는 마음의 힘

아라 : 바다를 나타나는 옛말

아람 : 아름답다는 뜻의 방언

안다미로 : 그릇에 넘치듯 가득

온새미로 :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윤슬 : 해나 달빛에 비친 반짝이는 잔물결

이내 : 저녁나절에 어스름한 기운

이든 : 착하고 어진

이안 : 기쁜 얼굴

이레 : 일곱 날, 칠일

찬솔 : 알차게 잘 자란 소나무

참 : 언제나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을 지니라는 의미

초롱 : 맑고 영롱하게 빛나다

초롬 : 가지런하고 곱다는 의미

푸르미르 : 청룡의 순수 우리말

한울 : 우주

혜윰 : 생각을 뜻하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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