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격과 운명은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바뀐다.
오직 천하의 지극한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라야 천하의 위대한 원칙을 체계적으로 조직하여 잘 경영할 수 있으며, 천하의 큰 근본을 세우며, 천지의 변화와 기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극한 정성 외에 무릇 어찌 다른 것에 의지하겠는가?
唯天下至誠이야 爲能經綸天下之大經하며 立天下之大本하며 知天地之化育이니 夫焉有所倚리오
유천하지성이야 위능경륜천하지대경하며 입천하지대본하며 지천지지화육이니 부언유소의리오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에 따라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하여 실행하며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사람의 심리나 성격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람은 왜 다를까?”라는 질문은 외모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결과 성격의 차이에 대한 관심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칼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은 심리의 근원적 차이를 밝혀내고 일정한 기준으로 유형화했다. 그 이후 미국의 마이어스(Isabel Myers) 그의 어머니인 브릭스(Katharyne Briggs)는 칼융의 이론을 실용화하기 위해 16가지의 성격을 측정하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지표 엠비티아이(MBTI:Myers Briggs Type Indicator)를 만들어냈다. 칼융은 심리적 유형은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보았으며, 브릭스와 마이어스도 성격은 사람의 근원적 심리적 특성을 결정짓는 타고난 심리적 유형으로 보았다. MBTI는 첫째, 심리적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내향(Introversion)과 외향(Extroversion)으로 나눈다. 둘째, 인식방식의 차이에 따라 감각(Sensation)과 직관(iNtuition)으로 나눈다. 셋째, 판단기능의 차이에 따라 감정(Feeling)과 사고(Thinking)로 나눈다. 넷째, 실천능력의 차이에 따라 계획형(Judgement)과 즉흥형(Perception)으로 나눈다. 이러한 네 가지 심리유형을 기준으로 조합하여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지표를 만든 것이 MBTI 16가지 심리적 유형이다. MBTI는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어 자기 자신의 타고난 성격적 성향을 알고 이를 받아들이며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의 성격을 이분법으로 나누어 단순 범주화 하는 것은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의 성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개인의 성격은 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이다. 상황이나 사회 문화적 맥락에 따라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성격은 개인의 내면수양 정도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개인의 수양과 사회문화적 환경을 개선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리학적 관점에서는 지극한 정성으로 학문과 인격수양을 하여 가장 완벽한 사람인 성인(聖人)이나 군자의 성격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즉 인간의 타고난 본성을 선하다고 여기고 끊임없이 정성을 다하고 수양하여 공명정대하고, 인륜을 잘 지키며 큰 원칙을 체계적으로 조직하여 잘 경영하고자 한다. 또한 근본을 세우며, 천지자연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사람과 만물이 잘 성장하도록 장점을 살려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사람의 성격이나 심리적 특성으로 형성된 사상이나 가치관, 신념이나 종교, 도덕성이나 성품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학습하거나 교육받으며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새롭게 형성되기도 한다. 성격이나 운명은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변한다. 지극한 정성과 노력으로 자신의 좋은 성격을 만들어 가면 된다. 좋은 성격으로 운명을 바꾸고 늘 성장하고 타인과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이다.
간절하고 정성스러운 것은 인(仁)이며, 깊고 깊은 것은 연못이며, 넓고 넓은 것이 하늘이다.
肫肫其仁이며 淵淵其淵이며 浩浩其天이니라
준준기인이며 연연기연이며 호호기천이니라
지극한 정성을 다하는 것이 인(仁) 그 자체이며, 마음의 깊고 깊은 것이 연못과 같고, 마음의 넓고 넓은 것이 하늘과 같다면 가장 좋은 성격과 성품을 지닌 사람이 된다.
진실로 총명하고 성인의 슬기를 갖추어 하늘의 덕에 도달한 자가 아니면, 그 누가 성인을 잘 알아볼 수 있겠는가?
苟不固聰明聖知達天德者면 其孰能知之리오
구불고총명성지달천덕자면 기숙능지지리오
지극한 성인의 덕과 지극한 정성의 도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31장에서는 지성(至聖)의 덕(德)을 말하였고, 32장에서는 지성(至誠)의 도(道)를 말하고 있다. 지극한 정성의 도는 지극한 성인이라야 알 수 있고, 지극한 성인의 덕도 지극한 정성이라야 알 수 있다. 정성을 다해 본 사람이라야 정성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진실로 총명하고 성인의 슬기를 갖추어 하늘의 덕에 도달한 자가 아니면, 성인을 잘 알아볼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눈으로는 잘 관찰하여 눈에 보이는 현상뿐만 아니라 본질도 파악하고, 귀로도 들리는 것만 듣지 말고 귀 기울여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잘 관찰하고 잘 경청하는 것은 정성을 다하는 것이고, 정성을 다하면 진실로 총명하고 슬기를 갖추어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본질을 파악하면 진리를 알 수 있고 진리를 알 수 있으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