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승호 May 08. 2024

[중용 45. 반짝반짝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는]

-겸손하면서도 빛나는 사람

제33장 반짝반짝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는

【33-01】 125/130 겸손하면도 빛나는 사람

《시경》 에 말하길

“비단옷을 입고 홑 옷을 걸쳤구나.”라고 했으니, 그 비단옷의 화려한 무늬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어두운 듯하나 날로 빛나며, 소인의 도는 그럴듯해 보이나 날로 사라진다. 군자의 도는 담담하지만 싫지 않으며, 간결하지만 무늬가 빛나며 온화하면서도 결이 멋있다. 먼 것은 가까운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며, 바람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알며, 아주 작은 것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면 함께 덕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다.

詩曰衣錦尙絅이라하니 惡其文之著也니라 故로君子之道는 闇然而日章하고 小人之道는 的然而日亡하나니 君子之道는 淡而不厭하며 簡而文하며 溫而理니 知遠之近하며 知風之自하며 知微之顯이면 可與入德矣리라

시왈의금상경이라하니 악기문지저야니라 고로군자지도는 암연이일장하고 소인지도는 적연이일망하나니 군자지도는 담이불염하며 간이문하며 온이리니 지원지근하며 지풍지자하며 지미지현이면 가여입덕의리라     


【해설】

 33장은 중용을 마무리하는 장이다. 시경을 인용하여 마무리하는 이유는 시의 비유적 표현과 상징성을 통하여 더 깊고 넓은 뜻을 전하기 위해서이다. 비단옷을 입고 홑옷을 걸쳤다고 하여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면이 가득한데도 겉으로 자랑하지 않는 겸손함을 말하는 것이다. 소인은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랑을 일삼고 허세가 강하다. 하지만 군자는 자신의 내면을 돌이켜 보고 성찰하여 허물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군자의 도는 어두운 듯 하지만 날로 빛나고, 소인의 도는 빛나는 듯 비슷하지만 가짜라 금세 사라진다. 군자의 도는 담담하며 간결하고, 세련되고 빛나며, 따뜻하면서도 결이 곱다.

 군자는 지금 여기 가까운 곳에서 삶의 이치를 깨달아 저기 먼 곳까지 확장하여 현상을 보고 본질을 파악할 줄 안다. 또한 작은 일도 정성을 다해야 드러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한다. 이처럼 지극한 정성을 다하면 높은 덕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어 자신을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담담하게 자신의 도를 행하며 살아간다. 군자의 도는 반짝반짝 빛나지만 번쩍거리지 않는 중용의 도다.      


【33-02】 126/130 잠겨 있어도 밝게 빛나는

《시경》 말하길

“물속에 잠겨 비록 엎드려 있으나 또한 매우 밝게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안으로 돌이켜보아 허물이 없어야 하고, 뜻에 악함이 없어야 한다. 우리가 군자에게 미칠 수 없는 것은 오직 남들이 보지 않는 것에 있을 것이다.”

詩云潛雖伏矣나 亦孔之昭라 故로君子는 內省不疚하야 無惡於志니 君子之所不可及者는 其唯人之所不見乎인저

시운잠수복의나 역공지소라 고로군자는 내성불구하야 무악어지니 군자지소불가급자는 기유인지소불견호인저     

【해설】

 작은 것도 훤히 드러나는 세상이다. 맑은 물속에 엎드려 있으면 밝게 훤히 보인다. 마음 속이라고 하여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표정이나 행동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서 돌이켜보아 허물이 없어야 하고 뜻에는 악함이 없어야 한다. 사람마다 허물이 없을 수 없지만 허물을 만들지 않거나 허물이 있으면 빨리 고쳐야 한다.

 그리고 뜻에 악함이 없는 것은 칸트의 선의지와 유사하다. 칸트는 선의지에서 비롯된 의무에 따른 행위만이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선의지는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선한 의지를 말한다. 이는 뜻이 착한 군자의 마음가짐과 같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 정의를 추구하려는 마음, 공정하게 물건을 파는 이유 등이 선의지다. 즉, 자신의 행위를 마땅히 해야 할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선의지(善意志)다. 칸트는 도덕 법칙으로서 정언 명령을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라고 했다. 어떤 일을 할 때 동기가 선하고, 옳은 행위를 오로지 그것이 옳다는 이유에서 받아들이고 따르려는 마음가짐이 바로 도덕적인 행위이다. 군자는 이러한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군자는 늘 신독 하며 스스로 성찰하며 자신의 삶을 성숙하게 다져가려고 노력한다. 늘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 깊은 곳에서도 성찰하며 허물을 줄이고자 노력해야 군자처럼 살아갈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왜 53 왜 평가방법을 바꾸어야 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