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원(鳴遠)을 바라며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글은 왜 쓰는지요?”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려고요.”
“꿈 깨세요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사람이 쉽게 바뀝니까?”
“생각이나 감정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쉽나요??”
나는 대답을 했다.
“물론 그렇기는 하지요
저는 사람을 바꾸거나 세상을 바꾸려는 욕심은 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동안 잠시 순간이라도 고개 끄덕여주시면 고마운 일이지요.”
생각이 바뀌어야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는데
그것이 호락호락 쉬운 일인가요?
자기도 생각을 자기가 모릅니다.
자기도 모르게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확증편향, 착시, 착각도 생각의 일부로 자리 잡아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그 생각이 옳다고 믿으며 신념과 아집을 구분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오은 시인은
“어떤 시가 사람이나 사회를 바꾼다고 할 수는 없어도,
어떤 사람의 한 순간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를 읽을 때의 순간만큼은 모이고 모여 사람을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읽을 때 순간만큼’이라도 생각이 바뀌면 다행이지요.
혹시라도 마음에 여운이 남아서 울림이 있고
기적적으로 울림의 소리가 멀리 간다면
명원(鳴遠-울림이 멀리 가다)의 기쁨을 누리겠지요.
가끔 밀도 높은 글을 만나면
마음에 울림이 크고 여운도 남아서
나를 항상 따라다니는 뭉클한 날이 있습니다.
고마운 일이지요.
브런치에 쓴 글을 보는 이유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