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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Aug 01. 2024

[그냥 3 구본길 선수 인터뷰의 울림]

반구제기와 회복탄력성 

BBC News 코리아 기사 제목은 

“파리 올림픽서 빛난 한국의 ‘칼, 총, 활’”입니다.

펜싱, 사격, 양궁에서 한국 선수들이 정말 잘하고 있고,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을 축하드리고 그 노력과 열정에 박수 보냅니다. 

오늘 새벽에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뒤 구본길 선수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Q 이번 대회 개인적으로 언제 가장 고비였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구본길 선수의 답


사실 개인전 뛰기 전까지 몸이 너무 좋았거든요

몸이 너무 좋아 이번에 개인전도 가능하다는 혼자만의 생각도 있었고

대진도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너무 과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전에서 그렇게 뛰고 나서 단체전 뛰기 전 3일 동안

쉬는데 사실 불안에 휩싸였어요

불안과 심리적 압박감에 너무 있었는데 

동료들이 옆에서 계속 힘이 되어 주더라고요 

힘이 되어줬는데도 불구하고 

첫 경기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상대한테 진 게 아니에요. 제가 제 자신한테 졌거든요. 

8강전 마지막 게임에서 우영 코치님께서 이제 교체를 하면 어떨까 묻더라고요

동료들이 한번 더 믿어주더라고요

형 할 수 있다고 형 형 믿고 할 수 있다고 

특히 경동이가 옆에서 형 자기 뒤에 있으니까 믿고 자신 있게 

형 져도 되니까 동작하라고

그때부터 조금 뭔가 풀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사실 라커룸 가서 경동이한테 혼났거든요

정말 진지하게 혼났거든요

경동이가 하는 말이 형은 자신 있게 해야 잘할 수 있다고

그 계기로 사실 4강전에서 한 번 딱 맥을 뚫렸다고 해야 되나

그 기운으로 결승은 무조건 자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동료들이 믿어준 것 때문에 제가 다시 극복할 수 있었고

또 이 결과가 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훈련하면서 이걸 정말 많이 준비했고, 사실 걱정스러운 부분이 이 경동이가 

레퍼토리가 이 상황을 만드는 거였는데 

순간 제가 8강에서 제가 만약이 회피하고 제가 뒤로 물러났다면

금메달을 좀 더 어렵게 따지 않았을까 

끝까지 믿어주고 그리고 저희가 맨날 훈련해 왔던 그런 상황대로 잘 흘러가서

정말 경동이가 무조건 해 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걸 또 결과로 보여줬고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죠     

파리올림픽 메달

Q 이번 올림픽이 라스트 댄스인지?     


올림픽은 라스트댄스입니다. 

선수생활은 제가 한국돌아가서 더 할 생각이고

올림픽은 정말 라스트 댄스입니다.

왜냐하면 정말 이런 말 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한계를 느꼈거든요

사실 기술적인 한계, 펜싱 그런 실력의 한계가 아니라

후배들과 다른 나라의 어린 선수들의 그런 열정의 한계를 느꼈거든요.

제가 더 노력하고 제가 연구를 하고

제가 상대방을 파악하고 이런 펜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이런 열정이 아 물론 제가 개인전 때 페르자니 선수와 뛰었을 때 어떤 걸 느꼈냐 하면

제가 기술적인 면보다 정말 나를 파악을 많이 했구나

정말 나를 연구를 많이 했구나

그런 열정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제 실력만 믿었거든요

실력을 떠나서 제가 그렇게 다시 선수로서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약간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선수는 계속하고 후배들이 또 다음 올림픽 때 4연패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본길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전을 마치고 "상대한테 진 게 아니에요. 제가 제 자신한테 졌거든요."

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모든 경쟁은 상대와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과 경쟁이기도 합니다.

승리를 하려면 자신의 체력, 정신력, 노력, 열정, 전략 등을 잘 점검해야 합니다. 

남 탓을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잘못을 헤아려 보고 부족한 것을 채워가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반구제기"라는 말이 떠 오릅니다. 

반구제기는 『예기』「사의(射義)」편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활쏘기란 어짊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활을 쏠 때는 스스로 올바름을 구해 나 자신을 바르게 한 뒤에야 쏜다. 쏘아서 적중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도리어 나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을 따름이다.’라고 했습니다. 

공자도  "활쏘기는 군자와 비슷한 게 있으니 과녁을 맞히지 못하면 돌이켜 자기 자신에서 원인을 찾는다."라고 했습니다. 

子曰 射有似乎君子하니 失諸正鵠이오 反求諸其身이니라  

자왈 사유사호군자하니 실제정곡이오 반구제기신이니라      


살아가면서 회복탄력성이 중요합니다.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큰 힘이 되고 어려움을 더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구본길 선수는 개인전 때 패배한 원인을 성찰하여 단체전에 나섰지만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동료의 응원과 격려를 받고 심리적 압박을 벗어났고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될 때가 많습니다.

힘들 때 곁에서 응원해 주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의 원동력입니다.

그리고 ‘열정의 한계’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자기를 성찰하고 스스로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열정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될 때 

성숙해지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은 우리의 열정을 서서히 식게 합니다.

하지만 열정은 식어도 도전은 멈출 수 없겠지요.

끝까지 열정을 가지고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열정의 한계를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성숙한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의 경험을 후배에게 나누어 주고 힘이 되어 주는 것이 멋진 선배의 모습이겠지요.

메달의 색깔보다 더 소중하고 값진 노력의 과정이 인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더 빛나고 값진 ‘인생의 승리’를 하시길 바랍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프리기아'모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파랑색은 (자유), 하얀색은 (평등), 빨간색은 (박애)를 상징합니다. 


이번 올림픽, 패럴림픽을 상징하는 프리주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모토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동료와 함께 믿고 나아가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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