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투혼,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안세영 선수!
안세영 선수는 인터뷰 이후 SNS에 자기 생각을 밝혔습니다.
오늘 하루 낭만 있게 마무리하고 싶은 상상과는 다른 게 저의 인터뷰에 다들 놀라셨죠?
일단은 숙제를 끝낸 기분에 좀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저의 인터뷰가 또 다른 기사로 확대되고 있어서 참 저의 서사는 고비고비가 쉬운 게 없네요.
먼저 저의 올림픽을 응원해 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 끝에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 언젠가는 이야기드리고 싶었는데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되는 부분이 안타깝네요.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 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봅니다.
“한 번은 고민해 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봅니다.”라는 말을 보고 몇 자 적습니다.
먼저 정말 수고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우리에게 기쁨을 줘서 고맙고
낭만의 순간을 즐기지고 못하고
불합리한 현실을 용기 있게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부상의 고통과 싸우기도 힘든 상황이었을 텐데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저앉지 않고 애써온 7년의 세월 동안 많이 힘들었지요?
대회에 나가 승리의 기쁨은 잠시일 뿐이고 그 짧은 순간이 지나면
혼자서 외롭게 아픔을 참고 견뎌야 했을 겁니다.
잘 견디고 참고 버텨오느라고 수고 많았습니다.
낭만 있게 파리 올림픽을 잘 마무리했으니 그냥 며칠 쉬면서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지나온 모든 순간은 오늘의 기쁨을 위한 것이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성취의 기록에 박수를 보냅니다.
안세영 선수가 혼자 아픔과 싸우며 부모님에게도 말을 하지 못한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어른들의 욕심과 기대에 부응하느라 다친 무릎을 치료도 제대로 못하고
수많은 대회에 나가 몸을 혹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협회의 여러 태도는 참 이해하기 어렵군요.
협회는 선수에 관한 관심과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협회도 나름 선수관리에 최선을 다했는데, 선수가 이러한 말을 하면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수의 건강관리, 심리관리는 협회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선수의 부상예방과 부상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소통을 최대한 자주하며
선수의 요구와 건강회복을 더 많이 신경써야 합니다.
협회는 규정과 원칙, 형평성 등을 들어 선수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을 것이고 선수는 이러한 상황이 갑갑하고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더 답답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와 협회는 자주 소통하며 서로 오해가 없도록 하고 선수 치료에 만전을 기하여
선수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2023년 안세영 선수는 세계대회만 14번 출전했고,
단체전과 혼합, 국내대회를 합치면 총 20회, 한 달에 1.6회꼴로 출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혹사를 하도록 하는 것은 선수관리가 아닙니다.
안세영 선수는 시상식 후 인터뷰를 하면서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라고 했습니다.
2023년 10월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와 경기에서 무릎을 크게 다쳤습니다.
당시 슬개건염 증세가 있었는데 경기 중 무릎을 크게 다치고도 2:1로 승리했습니다.
그 당시 무릎 테이핑한 채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던 안세영 어머니는 오열을 하며 "세영아 기권해"라고 했습니다.
안세영 측 관계자는 "대표팀 트레이너가 테이핑 해준 뒤 무릎이 급격히 악화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무릎 밑을 너무 강하게 압박해 슬개건이 튀어나온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부상 투혼으로 우승한 뒤 귀국하고 나서도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는 "병원에서는 세영이에게 별다른 정보를 주지 않고 주사를 놓았고, 이후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한 채 집에 방치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 ‘부상투혼’을 칭찬하거나 강요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승리를 위해 부상투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거나 강요하는 것은 사라져야 합니다.
선수의 생명을 제물로 삼아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야만적 악습입니다.
선수들이 승부욕으로 경기를 계속하려고 하더라도 감독과 트레이너는 말려야 합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안세영 선수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은
큰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중국의 허빙자오와 4강전에서 1세트를 21-14로 따낸 마린은 2세트도 10-6으로 앞서가는 중
무릎을 크게 다쳐 기권했습니다.
바닥에 쓰러져 엄청난 고통을 호소한 그는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휠체어를 타고 퇴장한 마린을 위해
스페인 총리와 스페인 테니스 스타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카롤리나 마린을 위로했습니다.
경기를 하다가 다친 선수를 보호하고 위로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입니다.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당신은 챔피언이다. 앞으로도 계속 챔피언일 것이다.
스페인 전체가 당신과 함께 한다"라고 위로했습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마린에게 세상의 모든 격려를 보낸다"라고 했습니다.
선수들은 웬만하면 부상의 아픔을 참고 경기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칭스텝이나 의료진이 선수보호를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승리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선수의 생명입니다.
선수 본인도 자신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리 승부가 중요한 상황이고 개인의 승부욕이 중요하더라도 미래를 부상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중심을 잡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경기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한 부분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쳐서 출전을 강행하는 것보다
치료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선수의 투혼보다 선수의 건강과 생명이 더 소중하다는 인식을 해야 합니다.
메달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수의 건강입니다.
언론도 ‘부상투혼으로 값진 승리’라는 보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상 출전 강행은 투혼이 아니라 혹사입니다.
안세영 선수가 어른들에게 요구하는 ‘선수들의 보호’도 이러한 것일 겁니다.
다친 선수는 제대로 잘 치료하여 다음에도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안세영 선수는 부상회복과 재활에 전념하고
협회와 어른들도 안세영 선수의 완전한 회복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배드민턴 선수 안세영도 중요하지만
인간 안세영의 삶은 더 중요합니다.
힘들면 쉬어도 됩니다.
아픈 자는 낫게 하고,
부상투혼? 이제 그만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