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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즉각 사퇴하라]

모멸감: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

by 백승호

조롱과 모멸의 정치를 일삼는 이준석은 사퇴하라


김찬호는 모멸감을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라고 했다. 어제 대선후보 3차 토론을 보고 이준석 때문에 모멸감이 들었다.


정치는 혐오가 아니다. 정치는 인격을 짓밟는 경쟁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준석 후보의 행태는 정치의 본령을 저버린 ‘조롱의 정치’, ‘모멸의 정치’ 그 자체다. 이준석은 즉각 정치에서 물러나 자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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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후보는 경쟁 상대를 향해 눈을 내리깔거나, 희번덕거리는 눈빛으로 깔보며 조롱하는 태도를 반복해 왔다. 그의 눈빛과 표정에는 상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멸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인간이 가장 깊은 상처를 입는 순간은 바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정당하거나 모멸당할 때다. 이준석은 여러 차례 TV 토론에서 상대 후보들에게 모멸감을 주며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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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정치를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겠다”며 이준석의 언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준석이 직접 상대를 공격하지 않고, 제삼자의 입을 통해 특정 후보를 음해하고 모욕하게 만드는 방식은 교묘하면서도 비열하다. 비열함은 정치 전략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정치의 품격을 무너뜨리는 언어폭력일 뿐이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여성의 성과 신체를 공격의 수단으로 끌어들인 그의 언행이다. 정책 토론에서 그는 여성의 생식기에 대한 가해 행위를 묘사하며 시청자에게 모멸감을 안겼다. 여성의 몸을 성적 모욕의 대상으로 삼아 상대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발언은 단순한 성희롱이나 막말이 아니다. 이는 명백한 인권 침해이며, 여성 전체를 조롱과 성적 대상화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반인권적 사고의 발현이다.

이준석은 토론에서 권영국 후보에게 되묻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말하여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려 했다. 그 태도가 참으로 교활하고 비겁하다. 다른 사람을 이용하여 또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정말 잘못된 태도이다. 상대방을 죽이고 악마화 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러한 태도는 비인간적 태도이다. 이준석 발언 자체가 여성혐오발언이며 이는 혐오발언을 넘어 여성이라는 존재의 존엄을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은 TV 생방송을 통해 공공연히 유포되었다. 그럼에도 이준석 후보는 사과는커녕 반성조차 없이 대선 후보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지 한 정치인의 윤리 결여 문제가 아니다. 한국 정치가 여성 혐오, 조롱, 비열함에 얼마나 무감각해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대의 거울이다.


권영국 후보는 이준석을 “40대 윤석열”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대선 당시 기차 좌석에 구두를 올려놓아 ‘태도의 문제’라는 비판을 받았던 장면은 여전히 많은 국민의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준석은 윤석열보다 더 심각하다. 윤석열이 무심코 보여준 무례함이 ‘무감각’의 산물이었다면, 이준석은 의도적이고 계획된 ‘조롱과 무시’로 시청자에게 모멸감을 안겼다.


이준석은 여성혐오와 갈라치기, 장애인 혐오와 비하를 통해 정치의 본질을 오염시키고, 타인의 인격을 짓밟으며 모멸감을 줬다. 공적 토론장에서조차 여성의 몸을 조롱의 수단으로 삼는 자가 공공의 윤리와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정치인의 말은 신중해야 하고 품격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는 인간의 존엄성을 중심에 둘 때 비로소 진정한 공공성과 정당성을 갖는다. 이준석은 시청자와 국민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전혀없다. 그의 정치가 향하는 곳은 통합과 희망이 아닌, 분열과 조롱, 모멸과 퇴행의 늪이다. 이준석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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