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날다

27. 항공기 후진

by 최성길

대부분 공항의 탑승 대기장소는 전면이 투명 유리로 되어있다. 그래서 항공기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화물의 탑재 과정과 연료 급유 장면 그리고 항공기 운항을 위한 인원과 장비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커다란 몸집의 항공기가 작은 차량에 의해 끌리어 밀어지는 모습은 더 이상 신기한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도 항공기는 자동차처럼 자체적으로 뒤로 움직일 수 없나 하는 의문을 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는 것 같다. 승객 탑승이 완료되고 항공기가 뒤로 밀리는 것은 항공기 운영에 있어서 시작 단계의 절차이다. 동시에 엔진 시동이 이루어지고 활주로로 이동하기 전 단계다.


항공기가 탑승구에 주기되어 있는 상태로 엔진 시동을 거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항공기의 자체 장비로 엔진을 시동할 수 없어 외부 장비를 이용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 탑승구에서의 시동은 소음과 엔진 후류 등의 이유로 엄격하게 제한이 되어있다. 탑승구에서 엔진 시동을 해야 할 경우에도 보통 엔진 하나로 제한하고 나머지의 엔진은 Pushback 이후 시동이 된 엔진의 도움으로 시동을 걸게 된다. 아무튼 항공기의 엔진이 가동 중이라 할지라도 자체 엔진출력을 이용해 후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항공기는 자동차처럼 트랜스미션 박스안에 있는 기어의 조작으로 동력을 얻고 동력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압축된 공기와 연료를 소화하여 뒤로 분사되는 힘과 그 반작용으로 추진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자체 동력을 이용한 후진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엄청난 소음과 주변으로 분산되는 여력의 에너지로 인해 물리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려의 대상도 아니다. 또한 자동차는 운전자 혼자서도 주변의 사정을 살피면서 앞뒤로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커다란 항공기를 복잡한 공항에서 후진시키는 일은 조종사만의 일이 아니고 지상 직원과의 협력과 조력으로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조종실에서의 제한된 시야보다는 주변 사정과 시야 확보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지상 직원에 의해 후진이 이루어지는 것이 합리적이고 안전한 일이다. 대신에 조종사는 관제사와의 대화와 도움으로 멀리에서 움직여 들어오고 나가는 항공기에 대한 정보와 지시를 받아 지상 직원에게 알려주어 항공기를 어느 위치까지 밀어줄 것과 때로는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다른 항공기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릴 것을 주문한다. 이렇게 입체적인 협조로 항공기의 Pushback은 이루어지며 주변의 항공기들은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게 된다.


후진이라는 말보다 역추진(Reverse Thrust)이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하지만 역추진은 항공기가 착륙 후 항공기의 속도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제동거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지 항공기의 후진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엔진에서 분사되는 에너지 흐름을 막아 그 방향이 반대로 향하게 하여 힘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며 착륙 때 제동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만 사용되는 수단이다.

관련 계통을 공부하지 않으면 자동차 엔진의 개념과 에너지 전달 방법이 혼동으로 제기될 수 있는 의문일 수 있다.


누가 알겠는가? 상상이 인간의 이익과 편의성에 접목되면 자체 동력으로 이루어지는 후진뿐 아니라 그 이상의 일도 가능할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무인 항공기 운영에 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되고 있지만 항공기 자체의 후진 문제는 그 실효성을 아직은 얻지 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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