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행 관련 해프닝 / 승개수가 틀려요.
다양한 이해와 관심, 다른 언어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같이 섞이어 생활하다 보면 예측하지 못한 일들을 경험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항공 운영 현장은 모든 것이 체계화되어있고 절차에 따라 움직임에도 예상치 못한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돌이켜보면 재미있고 실소를 머금게 했던 일이었지만 언제나 현장에서는 당혹스럽고 진땀을 흘리게 한다. 실수와 사건들은 다시 평가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걸러져 제도와 절차에 반영됨에도 빈틈을 비집고 다른 일들은 계속 일어난다. 일은 항상 커다란 이유로 일어나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는 상식과 이치의 작은 틈에서 시작되고 이를 대처하는 현장의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든다.
승객수가 틀려요
오래전 동료 기장이 경험한 사실이다. 인도 북중부에 있는 라크노(LKO)라는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이었다. 승객 탑승을 마치면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머릿수를 확인하고 승객명단(Manifest)에 나와 있는 숫자와 일치하는지 화물의 총수는 맞는지를 확인 후 기장에게 보고한다. 기장은 다시 한번 그 사실을 확인 후에 항공기 출입구를 닫을 것을 지시하고 출발을 준비한다. 매 비행 이루어지는 이 절차는 항공기 운항에 혹 있을지도 모를 범죄의 가능성과 테러에 대한 시도를 처음부터 차단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승무원이 확인한 승객 인원수는 167명인데 승객 명단상에는 166명으로 기재 되어있어 한 사람의 차이를 보였다. 몇번을 반복해서 인원 확인 (Head Counting)을 실시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누군가 탑승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탑승했다는 말인가. 지상 직원들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더구나 승객 관리는 모든 것이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틀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자신들 쪽에는 하자가 없다는 제스처들을 서로 취하고 있었다.
운행 규정상 승객수가 명단과 다른 경우와 화물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또는 화물만 싣고 승객은 탑승하지 않는 경우는 보안 관련 규정상 항공기 출발이 허용되지 않는다. 탑승 인원과 명단의 일치 여부뿐 아니라 화물 탑재 역시 화물 내용표(Cargo Menifest)에 기재된 수량과 실제 화물 내용의 수량 및 내용물이 일치하는지를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 내용과 다름이 발견 시는 출발 전에 문제해결이 전제되지 않으면 출발을 할 수 없다.
결국 한명의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해, 지상 직원과 승무원들은 승객 모두를 하기(Disembarkation)시켜 한 사람씩 확인하기로 했다. 라크노(Lucknow)는 항공기 위치와 탑승구가 연결되어있지 않고 원격지(Remote Bay)에 비행기가 주기 되어있어 승객 수송을 위해 다시 몇대의 버스를 불러야 했고 터미널에서는 다른 승객과 섞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이렇게 명단을 대조하면서 한사람씩 호명을 해가며 승객과 명부를 대조하였다. 한참을 실갱이 한 후에 재미있는 일이 발견되었다. 승객 두 사람이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고 시스템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사실이 밝혀졌다.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었으며 웃지못할 촌극이었다. 한 사람의 이름은 모하메드 랏사드(Muhammad Rassad)였고 다른 사람의 이름은 랏사드 모하메드(Rassad Muhammad), 즉 탑승자 두 사람이 이름의 앞뒤 순서만 다들뿐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컴퓨터 시스템은 두 사람을 같은 사람으로 인식을 했던 것이다. 이 일로 해서 비행은 한 시간 이상 지연이 되었고 승객들에게는 많은 불편을 앉겨 주었다. 다행히 모두들 승무원들의 지시에 협조적이었고 운항 지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름이 같은 두사람 이상의 승객이 같은 비행에 탑승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대부분 절차에 의해 수습되지만,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들의 순간적인 잘못된 판단과 실수로 더 큰 결과와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수년 전에 같은 일이 일본의 모 항공사에서도 일어난 적이 있었다. 시간에 쫓기고 승객들의 지연에 대한 항의에 부담을 느낀 기장과 사무장은 정확한 확인 없이 “승객 한 명인데 뭐. 별문제 없을 거야” 하고 비행을 진행했다. 하지만 그에 관한 결과는 당사자들에게 혹독하게 돌아왔다. 이 사실이 후에 일본 항공청의 불시 점검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해당 기장과 사무장은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았고 항공사도 벌칙을 받게 된 사례가 있었다.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앉고 있는 바람에 승객 수에 계산되지 않아서 몇 번을 다시 확인하고 애 엄마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비행이 삼십 분 이상 지연이 된 일도 인도에서 있었다.
이러한 규정이 “안다만 해협”(Andaman Sea)에서 폭파되었던 KE858사건이 일어났던 시절에 있었다면 그와 같은 끔찍한 사건은 방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행기 운항은 추측과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통과 확인의 과정이 있어야만 다음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시간을 다투는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운항 지연은 중요한 손실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을 선택하며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손실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과 본인의 생명과 삶이라는 사실과 그것은 자신만의 일이 아니고 가족과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할 때 조금 인내하고 여유로운 마음은 현대인에게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임을 일깨워 준다. 항공 여행은 인내와 여유, 배려와 이해의 마음이 있을때 좀더 안전하고 재미있게 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