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승객에게서 배출되는 배설물들 어떻게 처리되나?
김포공항이 우리나라의 관문이었던 시절에는 아직 주변에는 논과 밭이 공항을 감싸고 있었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 옹기종기 어깨를 맞대고 마을을 이루어 살던 사람들은 국가가 하는 일이었기에 비행기가 만들어내는 굉음을 자신들의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았다. 경제 발전의 영향은 스멀스멀 주변의 논과 밭을 도로로 변화시켰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의식도 늦가을 공항의 안개가 걷히듯 깨고 있었다. 공항을 에워쌌던 담벼락 주변의 모여있던 많은 집은 항공기 접근로(Approach Course)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다. 인근의 도로에 서 있으면 바로 머리 위 수십 미터 위로 지나가는 항공기를 하루에도 수십 대는 볼 수 있었다. 지금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언제부터인지 그들은 비행기의 소음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소음과 더불어 같이 불거진 문제가 있었다. 이문제는 사실 정식으로 제기된 문제라기보다는 옆에서 사람들의 소문과 구전으로 전해지는 “카드라”식의 소문이었으며 사실 소음 문제 보다도 더욱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했고 민감한 문제가 되었다. 이는 다름 아닌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오물들 즉 기내에서 사람들에 의해 배출되는 배설물들을 비행기가 내리기 전에 밖으로 분사하여 버린다는 소문이었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널어놓은 빨래에 알수 없는 오물들이 묻어 있었고 악취 때문에 빨래를 다시 했다는 소문들이 여기저기에서 번졌다. 비행기 여행이 아직 특별했던 시절이었기에 소문은 쉽게 확인이 될 수 없었고 한번 번진 잘못된 풍문은 사람들에게 사실처럼 인식되고 바로 잡기가 쉽지 않았다.
놀랍게도 그 이후 지금까지도 이문제를 그렇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에는 아는 친구가 비슷한 물음을 해왔고 그 친구 때문에 이 내용에 다시 관심을 끌게 된 동기가 되었다. 그 친구가 말하기를 승객들에 의해 배설된 오물들을 태평양이나 대서양 등 넓은 대양의 상공에서 분사하여 버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었다. 어이없는 질문에 정색하고 대답하는 나에게 그는 자신만의 논리로 되물었다. 국가마다 생활 오·폐수를 처리 할수 있는 한계가 있으므로 해결책으로 깊은 바다의 심층에 파이프를 이용하여 버려지고 바닷물에 희석되고 다시 정화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는 비밀이 아니라고 했다. 같은 논리로 민가 지역이 아니면 공중에 버려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어이가 없었다.
모든 항공기에는 오물(Waste)이 모여지는 컨테이너가 있다. 기내에서 승객들에 의해 배설되는 오물들은 강한 흡입 공기(Suction Pressure)에 유도되어 한곳으로 모인다. 그리고 매 도착지 공항에 이르면 오물 수거 차량에 의해 치워진다. 기내에서도 오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서 객실 사무장은 오물이 적절히 비워졌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제시간에 비워지지 않으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중국의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이 공중에 노출되는 어떠한 위해 물질도 다른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결국에는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긴급 착륙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항공기 무게를 줄여야 할 때 항공기는 연료를 공중에 방출하여 최대 착륙중량 이하로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러한 경우에도 국가마다 지정된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으로 항공기를 유도하여 연료방출(Fuel Dumping)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항공기에서 외부로 연료라든지 배설물을 방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