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리 클 수 있는 것도
늘 그런 식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집 강아지 포치가 현관문 앞에서 신발들과 뒤엉켜 자고 있으면
나는 자고 있는 포치를 들어 거기는 더럽다고, 너 자리에 가서 누으라고 옮겨주었고
우리 엄마는 현관문 앞을 깨끗이 닦아 포치가 편하게 잘 수 있게 해 주었다.
나와 엄마의 사랑은 그렇게나 달랐다.
한 번은 내가 엄마에게,
엄마도 좀 더 다정한 남자와 만나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아빠가 좀 더 다정했다면.
하는 의미 없는 질문들을 하면
엄마는 그저 아무 말 없이 걷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엄마 아빠 사이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끼곤 한다.
그래도 엄마가 아빠를 좋아하니 다행이었다.
나는 그저 답답하게만 느껴질 상황에도 엄마와 아빠는 무언가가 통하는 듯했다.
그게 참 미우면서도, 이상하면서도, 부러울 때가 있다.
그런 엄마 아빠를 보고 있자니, 엄마 같은 사람을 만나 평생을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리 큰 것도 우리 엄마가 준 애정 덕분은 아닐까.
2021年7月24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