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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설날

by 이종열

《정원의 설날》


모두 잠들어 있으나 전부 깨어 있다

눈에 보이는 마른 잎들은 잠자고

안 보이는 뿌리는 바삐 뛰어 다닌다

땅속에서 꼼지락거리는 싹눈들에게

설명절은 그 자체가 세뱃돈이다

간밤에 내린 겨울비는고명 지단 올린

보암직한 떡국이다

한 상에 둘러 앉아 정담을 나누며

두 그릇씩 배불리 먹는다

한 살 더 먹고 겨울 정원에

나무들이 더 의젓해 졌다

이제 조바심 밟고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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