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

by 이종열

남도에 꽃이

우수수 쏟아진다

끝자락 겨울이

우수수 떨어진다

雨水,

계절이 내린다



겨울의 끝자락은 무겁게 가라앉지 않는다. ‘우수수’ 가벼운 소리를 내며 흩어진다.

사진 속 조팝나무의 하얀 꽃망울은 쏟아지는 봄비의 물방울처럼 맺혀 있다. 그 아래 고개 든 복주머니란의 연두빛은 겨우내 땅 밑에서 길어 올린 숨결 같다.

얼음은 물이 되고, 굳어 있던 것들은 이제 풀린다.

멈춰 있던 것들은 흐르기 시작한다.

남도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기온이 아니라 계절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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