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멘쉬(초인)》

by 이종열

요즘 SNS에는 니체의 문장이 자주 떠돈다.

특히 ‘위버멘쉬(초인)’이라는 말이 하나의 구호처럼 반복된다.

강해져라.

자신을 넘어라.

남들과 달라져라.

문장들은 강렬하고 단호하다.

그러나 그런 글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을 올리는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살고 있을까.

사실 이 질문은 남에게 던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아침마다 커피를 마신다.

차갑게 내려진 더치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그 단순한 장면을 바라보다가 문득 니체를 떠올렸다.

Friedrich Nietzsche

그는 일평생 초인을 노래했다.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를 말했고

자신을 끊임없이 넘어서는 삶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인다.

철학은 강했지만 인간은 외로웠다.

그는 사랑을 갈망했고 인정받기를 원했으며

관계 앞에서 흔들리기도 했다.

초인을 말했던 철학자가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이었다.

이 사실이 니체를 작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 간극이야말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솔직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말과 글은 언제나 삶보다 조금 앞서 있다.

우리는 생각으로는 더 큰 사람이지만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은 늘 그보다 작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이런 생각을 한다.

머리를 맴도는 거창한 사유보다

지금 이 순간의 한 모금이 더 진실할지도 모른다고.

철학을 말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으로 사는 일이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한 초인이 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자기 자신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

말과 글이 아니라

삶으로 조금씩

자신을 증명해 가는 것.

그래서 오늘 아침

나는 더치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고

커피를 마시며 니체를 생각했다.

그리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 본다.

그저

나 자신이면

그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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