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지 않은 순간을 말하는게 더 쉬울 지금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
특별한 순간에서가 아니라
가령
밥을 먹을 때,
치킨을 배달 시킬 때,
편의점 캔커피를 살 때,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
드라마를 볼 때,
책을 읽을 때,
은은하게 꽃향기가 날 때,
지하철을 기다릴 때,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올 때,
골목 어귀 가로등 불이 꺼져 있을 때,
샤워할 때,
잠자려 누웠을 때.
일상생활 속에서 그가 그립다.
그 속에서 그를 지워내기 보다,
그저 혼자 살아내는 일상을 반복하고 반복해
흐릿하게 만드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