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말 날_벌써 잊혀져 버렸다.
[6박 7일간 여자 혼자 떠난 도쿄 여행기]
ALONE IN THE TOKYO
돌아오는 날 하늘은 잔뜩 흐렸다. 오후 비행기라, 오전은 도쿄역 근처나 살살 돌아보자.... 마음 먹고 일찍 호텔을 나왔다.
케이세이버스 라운지에 짐을 맡기고, 나는 다이마루 백화점으로 갔다.
돈을 펑펑 써서, 조금 더 환전을 하려고 12층 고객센터로 갔다. 환전을 하러 갔는데, 전망이 너무 좋아서 한참 놀다가 나왔다.
엄마 드릴 스카프도 한 장 사고, 지하 일층 캐릭터 스트리트로 갔다. 봤던 캐릭터 또 보고 또 보고 또봤다.
보고 또 봐도 아쉽다. 일본에서의 덕질이 끝나가고 있었다. 다이마루 반대 쪽 출구로 나오면, 중앙우체국 건물이 보인다.
셋째날인가, 한번 일층에 들러서 우표를 산 적이 있는데 6층 전망이 참 좋다길래 다시 찾아 가 보기로 했다.
탁 트인 전망에 도쿄역이 한 눈에 보인다. 의자에 앉아 잔디를 한번 쓱 만져봤다.
도쿄역.
여기만 가면 바보가 되는 병에 걸렸더랬지.
마지막 날엔 헤매지도 않고, 모르는 사람한테 길도 알려줬는데, 생각 해 보니 왜 그렇게 헤맸나 모르겠다.
돌아오는 마지막 날이 되서야, 마음이 여유로워 져서야, 그제야 편해져버린 도쿄역.
오고가는 기차를 한참을 봤다.
아, 내 여행이 곧 끝나간다.
공항에 일찍 도착했다. 남은 동전을 다 털어 도토루커피를 마셨다. 일본말, 중국말, 한국말, 베트남 말, 영어.
온갖 언어가 뒤엉켜 시장통이 따로없었다.
다시 느끼지만, 인천공항 만세.
시간이 벌써 다 됐다.
지난 일주일이 어찌저찌 지나갔나...... 비행기에 타기 전, 그 동안 썼던 일기장을 펼쳐 들고 다시 읽어봤다.
일기장 속에는 [힘들다] 는 말이 가득한데,
내 머릿 속에는 [너무 좋다] 는 기분만 가득하다.
카메라 속에는 별 거 아닌 장면장면들이 가득하다.
그냥 먹은 커피도 소중했는지 가득 담겨있고, 서울에서도 흔히 보이는 거리의 나무 사진도 가득하다. 도대체 똥이 잘 나온 얘기는 왜 일기장에 적었나......
여행지에서는 보는, 느끼는, 경험한 모든 것이 그냥 새롭다.
여행을 많이 다녀 본 게 아니라서, 이번 여행이 잘 다녀 온 여행인지 모르겠다. 사실, 여행지에서 대체 뭘 느껴야 하는 지도 아직 잘 모른다.
다만, 내가 직접 짠 여행 일정에 내가 즐기고, 내가 후회하는 게 그게 그렇게 뿌듯했다.
그것 만으로도 이번 일주일은 성공이다.
도쿄를 떠나는 게 아쉽고, 몇 일 더 머무르고 싶지만 집에 가고싶어 설레는 맘도 컸다.
여행지로 출발할 때도 설렘설렘 좋지만 다시 내 집으로 돌아갈 때도 그 기분이 너무 좋다.
비행기가 이제 뜨려고 한다.
안녕, 도쿄.
다음에 시간나면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