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동

It was not a false alarm.

by 이파리

그게 벌써 작년 8월의 일이다. 난생처음 전신에 급성 두드러기와 발진이 올라왔다. 전날 먹은 아몬드 크루아상 말고는 의심 가는 게 없었다. 처음에는 목 주변과 가슴팍이 약간 발그스레해지길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심지어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게 신기해 눈으로 좇으며 구경했다. 가벼운 알레르기를 경험한 적 있는 신랑의 반응도 비슷했다.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니 신기하게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끔히 가라앉았다. 약사님이 약효가 8시간 지속된다고 했는데, 정확히 8시간이 지나자 다시 올라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빵 하나의 효과라고 보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점점 더 강력해졌다. 회오리바람이 휩쓸고 다니듯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올랐다 가라앉길 반복했다. 전신을 모두 훑기 전에는 끝나지 않을 기세였다. 팔다리 등 배 몸통과 같은 넓은 부위뿐만 아니라 발가락 사이, 배꼽, 귓바퀴까지 구석구석. 그제야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나이 먹도록 알레르기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다. 이게 대체 뭔가 싶어 뒤늦게 찾아봤다.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보통 사람에게는 별 영향이 없는 물질이 어떤 사람에게만 두드러기, 가려움, 콧물, 기침 등 이상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내 몸에 나쁜 균이 침입한 걸로 착각해 공격하고 방어하는 거구나. 40년을 넘게 살았어도 한 번도 이런 반응은 없었는데. 나를 지키려는 신체의 반응이라고 하니 기특하긴 하다만, 이제까지 문제없이 작동되던 보호 시스템이 고장 났다는 뜻이니 대수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이날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빵 하나 때문도, 일시적인 오작동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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