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의 잡기雜技 일까
유튜브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상자에 그린 현란한 그림 모음을 봤다. 웹툰작가나 전업 화가 못지않은 솜씨들이다. 댓글에는 택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인지 예전 일일 거라고 전에는 택배사에 모여 앉아 상자에 그리고 쓰곤 했었다는 이도 있고, 요즘에는 물량이 많아 상상도 못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중에 '이건 시잖아?' 한 작품이 있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웃었는데 다시 찬찬히 읽으니 마침표 없는 시인의 목소리가 부드럽고 여리다. 어쩌면 시만 써서는 먹고살기 힘든 대구 사는 어느 시인의 투잡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가 참 다정하다. 그림도 훌륭하고 글씨체까지 아름답다.
시인은 어여쁜 마음을 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쿠팡 배송마저도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는 시인이라면 그는 분명 좋은 시도 많이 쓸 것 같다. 시인이 아니라면 시인이 되어도 좋겠다.
쿠팡맨의 生이자 死인
고객님을 내가 좋아한다
때문에 상품을 품고
방문의 허락을 구해본다
하루라도 더 빠르게
그렇게 100년동안 로켓배송을 ...
허나 고객님이 좋아해주실지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
- 쿠팡맨 김영준
[출처: 유튜브 으냥냥 채널. http://youtube.com/post/UgkxADyh9ny5DAiY1h4lCEWLwIAGHfAEjA6v?si=276GEyL_otl2xoZ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