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점집에서 얻는 효과는 '통제감'이다. 미래가 불안할 때 사람들은 통제감은 상실한다.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낄 때, 심각한 좌절과 우울을 경험한다. -<한민의 심리학의 쓸모>, 46p
살면서 우리는 통제감을 상실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내 맘처럼 일이 안 되어갈 때, 계획하고 도전한 것들에 실패하는 순간, 미래가 막막하고 불안할 때. 그 앞에서 심각한 좌절과 우울을 경험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하기도 한다. 극복하기 위해 멘토로 여기는 사람을 만나 조언을 듣기도 하고 신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점집을 찾기도 한다. 모두 마음의 안정을 얻고자 하는 방법들 같다.
나의 경우 주로 일기를 쓴다. 사람들이 해주는 말은 한계가 있고 내 마음에 차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나 같은 사람은 세상에 나뿐이기에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이는 자신 뿐이지 않을까. 그리고 신에게 묻기도 한다. 신에게 하소연하고 원망도 했다가 방법을 구하기도 했다가. 신과의 대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또 살아낼 힘을 얻는다.
우리는 통제감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읽고 쓰는 것은 아닐까? 쓰면서 끊임없이 나를 인지하게 되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상처로부터 치유받으며 인생의 번뇌를 해소해 나간다. 더 나아가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게 되며, 쓰기 위한 관찰과 사색을 통해 명확한 사고를 하게 되고 의사 결정력이 높아져 실수가 줄어들기도 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잡으며 통제감을 상실한 순간을 극복해 나간다. 그러니 읽고 쓸 수 있는 지금이, 이 공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