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늘 움직이는 바다를 통해 우리는 매일의 인생 여행을 떠올려 본다. 바다는 같은 모습인 적이 없다. 그런 바다를 통해 우리는 굴곡 있는 인생이 무조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라는 걸 다시금 떠올린다. 바다에게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일상이고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모든 삶은 흐른다> 중에서
인천 연안부두 카페 '인텐스 491'
"이게 바다냐?" 인천 바다를 본 친정 엄마의 첫마디다. 찐 바다뷰 여수에 사는 엄마 눈에는 수심이 얕고 약간 노란빛을 띠는, 잔잔한 서해가 눈에 안 들어왔던 모양이다. 굴곡진 해안, 많은 섬, 푸른 바다 빛의 남쪽 바다를 평생 보고 자란 엄마이기에 이해되기도 한다. 엄마가 생각하는 바다는 드넓고 푸르며,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모두 있는 곳인 듯하다. 굴곡진 해안도 겪어보고 많은 섬들도 접할 수 있는.
엄마의 인생이 거친 파도와 같은 고난, 건너가지 못할 섬처럼 느껴지는 문제들을 헤엄치고 건너온 굴곡 있는 삶이었기에, 드넓고 푸른빛을 내는 남해가 진짜 바다라고 여기지 않으셨을까?
"바다라면 이게 바다지"-엄마가 찍은 여수 바다
여수 카페 '갤러리안'
쉬지 않고 늘 움직이는 바다. 같은 모습인 적이 없는 바다.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일상인 바다.
우리 인생도 그런 바다와 비슷하다. 시간이 흐르듯 쉬지 않고 늘 움직이며, 그래서 같은 모습인 적이 없다.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바닷물을 먹기도 해 인생의 짠내를 맛보기도 한다. 거친 파도를 만나 허우적대다 잔잔한 물결에 안도하기도 하고. 바다에게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일상이고 필요하듯, 쓰는 사람에게는 거침도 잔잔함도 모두 의미 있지 않을까.
글 쓰는 사람에게는 행복과 불행 모두가 축복이라는 강원국 작가님의 말처럼, 그것이 글감이 되어 멋진 글 한편이 탄생할 수 있을 테니.
거친 파도와 같은 고난도 건너가지 못할 섬처럼 느껴지는 문제들도 헤엄치고 건너 드넓고 푸른빛을 내는 남해 같은 인생이 되기를. 나의 엄마처럼. 거친 파도에서 허우적대도, 수많은 섬처럼 다양한 문제를 만나도, 잔잔한 물결을 지나가는 순간도 모두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쓰는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