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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우 Sep 30. 2023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색, 한 가지 색

 짝사랑을 한다. 우연히 스쳐간 인연에 모든 걸 바친다. 시답잖은 확률에 운명을 느낀다. 색욕에 취한다. 눈빛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사흘을 밤새우며, 그녀가 건네는 인사를 위해 한 달을 기다리며 바친다. 뒤통수만 바라보고 있어도 심장이 떨리며, 구색을 갖춘다. 허상을 불태우며 멋대로 판단하며 스스로 실망한다. 나는 사랑하지 못한다. 나는 사랑하지 못하는 편이 편하다. 비극적인 처지에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함을 혐오한다. 혐오 속 안정을 찾으며, 점점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계속 생각한다. 만나고 싶다. 간절히 만나고 싶다. 단 하루라도 더, 하지만 영원히. 기억이 희미해지려면 형태를 갖추어 되돌아온다. 그림자를 찾는다. 그림자를 찾았다! 그림자를 사랑한다. 착각하고 만다. 그림자를 바라보며 -를 생각한다.

 

 어느새 감정을 표하는 게 어려워졌다. 모든 고통은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겨낸다. 그런 의미들은 아이들은 부자며, 어른들은 점점 부를 잃어간다. 그렇다고 해서 사이코패스는 불행하지 않다.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인간은, 만족한 인간과 불만족한 소크라테스는 저울질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불행하다. 잃어버린 눈물은 절망을 낳는다. 울고 싶다. 격정적이게 눈물을 흘리고 싶다. 눈물은 내면에서 응집되어, 다른 존재를 집어삼키고 혼돈을 만든다. 가끔 한 번씩 게워내야한다. 수 년 간 고여버린 구정물에선, 원수가 짝을 매어 잔혹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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